외국인, 한국 버리고 중국품으로?

입력 2006-09-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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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주요 은행들이 금융시장 개방에 맞춰 연이은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면서, 아시아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이 당분간 한국이나 대만보다 중국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5월 중국은행의 IPO 당시에도 한국과 일본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같은 전망을 '기우(杞憂)'로 치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중국기업 IPO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국내 증시에 투자한 돈을 일정부문 회수할 수 있음은 물론 신규 투자자금도 중국에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김형렬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8일 중국기업들의 IPO가 이어지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중국 쏠림'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 연구원은 특히 오는 10월말 중국 공상은행의 IPO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과정에서 2007년부터 금융시장 개방을 약속했고, 이후 홍콩증시를 경유한 세계 금융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건설은행과 통신은행을 시작으로 올해 중국은행이 IPO를 실시했고, 올해 10월에는 공상은행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10월말로 예정된 공상은행의 기업공개는 홍콩, 중국증시 동시 상장을 포함해 자금모집 규모가 약 190~2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렬 연구원은 "중국기업에 대한 글로벌 자금 투자자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외국인의 관심은 당분간 홍콩증시에서 진행되는 중국기업 IPO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증시에서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약 10조원 규모로 유출됐다"며 "이같은 외국인 매도 배경은 한국기업의 이익전망과 경기모멘텀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규모 중국기업 IPO로 인한 자금확보 차원의 성격도 잠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사상 최대금액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공상은행의 IPO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며, 글로벌경기 회복과 같은 획기적인 개선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10월 말이 다가올 수록 해외 수급이 악화되는 상황에 대비해야한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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