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0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에 포진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전략을 공식 발표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현재 이라크에 국한된 공습의 범위를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오후 9시 백악관 스테이트 플로어에서 정책연설을 하고 IS 격퇴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9일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성명에서 "IS가 국제사회와 미국에 미치는 위협을 설명한 뒤 IS를 분쇄하고 궁극적으로 격퇴하는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할 전략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동맹·우방국들을 규합해 국제적 군사연합 전선을 형성하고 IS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라크 내 IS 세력을 겨냥한 공습을 확대하는 데 이어, IS 본거지가 위치한 시리아 영토에 대해서도 공습을 강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새로운 전략은 이라크 내에서 미국민을 보호하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소하는 기존의 '제한된 공습'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얼마 전 미국인 기자 두 명이 참수된 이후 시리아 공습을 지지하는 미국 내 여론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천1명 중 시리아 공습에 찬성하는 비율이 65%에 달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시리아 반군을 무장하고 훈련하는 데 필요한 5억 달러의 예산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IS에 대한 공습 확대를 결정한다면 의회의 사전승인을 거치지 않고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식으로 독자적으로 군사행동을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한 공습문제를 논의할 당시 느닷없이 의회의 사전승인을 요청해 군사행동 결정의 책임을 의회에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주·공화 양당의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IS 격퇴전략의 기본 개요를 사전 설명했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뤄진 회동에는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맥코넬(캔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의 회동은 지난달 8일 미국의 이라크 공습 개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의회의 승인을 요청하기보다는 '동의'(buy-in)를 얻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의회 지도부에 IS 공습 확대를 위해 50억 달러(약 5조1천250억원) 규모의 '테러방지기금'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내에서는 IS 공습확대에 대한 의회의 사전승인 또는 표결 여부에 대한 공감대가 뚜렷하게 형성돼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라크와 시리아의 IS는 반드시 격퇴해야 할 심각한 위협"이라면서도 의회 차원의 후속대응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의회 일각에서는 중간선거를 두달 앞두고 군사행동 승인과 같은 민감한 의제를 다루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가 엿보인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IS 공습 확대에 대한 동맹·우방국들의 지원을 끌어내고자 이날 중동의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을 방문했으며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터키를 방문 중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8일 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샌디 버거, 톰 도닐런, 스티브 해이들리 등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출신 싱크탱크 전문가들과 만나 IS 격퇴 전략과 관련해 의견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