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의 '딜레마'

입력 2006-09-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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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기업 엘씨텍 지분 처분 놓고 '고심'

신영증권이 수년전 투자했던 코스닥기업의 지분 처리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신영증권은 지난 2000년 비상장기업이던 통신기기업체 엘씨텍에 투자해 현재 15만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신영증권은 이 지분을 매입하는데 든 비용은 총 3억5000여만원(주당 2333원).

이후 신영증권을 대표주간사로 선정해 코스닥상장을 준비한 엘씨텍은 올해 8월 8일 코스닥시장에서 첫 거래를 시작했고, 상장 후 성장성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6일 종가(4510원) 기준으로 신영증권이 보유한 지분 평가액도 6억7650만원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매입 비용을 빼면 약 3억2600만원 차익이 예상된다.

신영증권이 보유한 지분은 1개월 일반보호예수에 묶여 있어 그동안 매각할 수 없었지만, 오는 8일 보호예수가 해제돼 앞으로는 언제든지 팔아 이익을 남길 있다.

그러나 신영증권이 엘씨텍 지분을 마음 놓고 매각할 수 없게 만드는 한가지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최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협회가 발표한 '기업공개(IPO) 대표주관 증권사의 조사분석자료 공표 의무' 방안에 따르면, 올해 7월 이후 신규상장한 기업의 IPO를 주관했던 증권사는 해당 회사가 상장한 후 1년간 4회 이상의 조사분석자료를 내놓아야한다.

분석자료에는 '매수', '중립', '매도' 등과 같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등 주식 가치를 구체적으로 평가한 내용도 담고 있어야 한다. 단, '풋백옵션'으로 인한 인위적인 주가 부양을 막기 위해, 상장 40일 이후부터 조사분석자료를 발표할 수 있다.

이에따라 엘씨텍(8월 8일 상장)의 IPO 주간사를 맡았던 신영증권도 이달 중순 이후부터 1년간 최소 4번의 리포트를 내놓아야 한다.

결국 신영증권 입장에서는 보호예수 해제로 마음대로 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 '호기'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리서치 의무시행 기간이 겹치면서 지분 처분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만약, 신영증권이 엘씨텍에 대한 리포트를 통해 ‘중립’ 이나 ‘매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리포트 발표에 앞서 지분을 처분한다면 ‘자기 모순’에 빠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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