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빼돌리고 성회롱•공금유용…한수원 간부 ‘몹쓸짓’

입력 2014-08-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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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1급 자체감사 해임

한국수력원자력의 한 고위급 인사가 마약을 빼돌리고 여직원을 성희롱 하는 등 비위행위를 벌이다가 자체 검사에서 적발됐다.

26일 한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에게 제출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한수원 산하기관의 1급 간부인 A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디아제팜과 졸피뎀 등 161정을 마치 사용한 것처럼 꾸몄다가 적발됐다.

감사 결과 의사 출신인 A씨는 의료 봉사활동을 위해 보관 중인 약품을 다른 직원을 시켜 11회에 걸쳐 마약류관리대장에 161정을 사용한 것처럼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마약을 빼돌렸다.

또 유효기간이 지난 향정신성의약품을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고 자신이 보관중인 자낙스 700정을 임의로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측은 이와 관련해 A씨가 서류를 허위 기재한 뒤 마약류들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감사 결과 A씨의 사무실 옷장 안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자낙스 100정이 무더기로 나왔다.

A씨는 여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출장을 함께 나간 여직원에게 “너를 보면 가슴이 뛴다. 안고 싶다”고 말해 성적 모멸감을 줬다.

다른 부서 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에 자신의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 중 여직원들만 불러 참석시켰다.

그는 사무실 운영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A씨는 출장을 다녀온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지급받은 출장비에서 실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받는 식으로 3년간 2658만여 원을 모았다.

이후 그는 사무실 직원들의 복지 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개인 명의의 경조사비와 선호 용품 구입, 고위 간부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약품 구입 등에 제멋대로 908만여 원을 사용했다.

결국 A씨는 올 3월 마약류관리법 및 의료법, 사문서 변조 등의 혐의로 정식 재판에 회부됐고 5월 한수원에서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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