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까지 신청금액 898억원, 전년比 40%↑… 이미 지난해 신청규모 육박
재기를 꿈꾸는 실패 중소기업인들이 정부 지원 정책과 맞물려 점차 양지로 나오고 있다. 특히 유일한 금융지원인 정부의 ‘재창업자금’을 신청하는 실패기업인들이 크게 늘면서 재도전에 대한 활발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재창업자금 정책의 효율성 개선 등의 문제는 정부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25일 중소기업진훙공단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재창업자금 신청건수와 금액은 365건 897억50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366건, 929억68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신청건수와 금액인 253건 640억2600만원과 비교해서 40.1%나 증가한 규모다.
재창업자금이 실제 집행되는 비율도 늘었다. 중진공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재창업자금 집행률은 59.1%로 전년 동기 대비 6.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자금 수요가 몰리는 수도권의 경우 집행률은 더 높았다. 전년 동기 69.3% 대비 4.7%포인트 늘어난 74.0%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또한 중진공 서울 동남부와 북부 지부 2곳에서는 올해 배정된 재창업자금이 8월 들어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보통 11월께 예산 집행이 마무리되는 재창업자금의 특성상, 일부 지역이지만 8월에 자금이 소진된 경우는 올해가 처음이다.
더욱이 재창업자금 예산은 지난해 400억원에서 올해 500억원으로 1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전체적인 예산이 늘어난 상황에서 자금 신청과 집행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실패기업인들의 잠재 수요가 크다는 의미다.
중진공 자금운영팀 관계자는 “그동안 실패기업인들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재창업 도전이 최근 예산 증강 등 정부 정책과 맞물려 이슈가 되자 적극 도전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에 내년도 재창업자금 예산도 700억원으로 늘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패기업인들의 재창업자금 수요가 높은 만큼,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수도권의 한 실패기업인은 “중진공은 지역 안배차원에서 미리 재창업자금을 지역별로 배정하고 있지만, 정작 자금을 급히 필요로 하는 실패기업인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지역 안배도 좋지만 지금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재창업자금이 다른 창업자금들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자금 선정과 집행에도 전문성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재창업자금 사업은 중진공 내부에 특화된 전담 부서가 없이 일반 창업자금을 운영하는 자금운영팀에 속해있다.
이에 대해 중진공 관계자는 “올해 재창업자금의 집행 효율성을 위해 다음달 자금 수요가 높은 곳으로 예산을 전용키로 결정했다”며 “재창업자금 사업이 아직 초기인 만큼 과도기적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는데, 실패기업인들의 재도전 의지를 되살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