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최근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시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은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사장과 효성그룹 건설부문 진흥기업 부회장을 역임한 이 사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출범 이후 공모를 통해 2012년 5월 9일 SH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2년6개월 동안 3조2000억원의 채무를 감축, 올해 4월 말 기준 10조3345억원까지 채무를 줄였다.
SH공사의 채무는 2005년 2조5919억원 규모였으나 2009년 13조5671억원으로 증가했고 박 시장이 취임했던 2011년 10월 13조5789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은 박원순 시장의 무리한 부채감축 계획에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3월에도 서울시에 사표를 제출했으나 반려된 바 있다.
당시 박시장의 초강력 부채감축 드라이브에 이종수 사장은 "단기간 무리한 부채감축 보다는 점진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며 사퇴서를 냈었다.
이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의표명에 SH공사 임직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5월 취임 2주년을 맞아 "지속적으로 부채 감축에 나서 올해 말 채무액을 7조원이하로 줄이겠다"고 말하는 등 SH공사 경영정상화에 의욕을 보여 왔다.
때문에 이 사장의 사표제출 배경을 두고 서울시와 SH공사 안팎에서는 갖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의 사의 표명 배경이 서울시가 새 SH사장을 앉히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추측의 배경으로 지난 1월 박 시장이 SH공사 경영본부장에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출신 정치권 인사를 임명하도록 이 시장에게 명령했다가 노조의 반발 등으로 무산된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이 자리는 지금도 공석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