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성인인증제’ 규제 역차별 우려 "누구를 위한 제도?"

입력 2014-08-2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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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현아 '빨개요' 볼 때마다 성인인증 거쳐야…유튜브는 제외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21일부터 멜론, KT뮤직 등 일부 음원 스트리밍 업체를 시작으로 청소년 유해매체물의 성인인증 절차가 강화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청소년 보호법 강화에 따라 대부분의 사이트가 21일부터 성인콘텐츠를 이용할 때마다 추가로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가입할 때 한번의 성인인증만 했지만, 앞으로 PC를 끄거나 해당 사이트에서 로그아웃 했다면 1분 전에 이용했던 성인콘텐츠라 하더라도 다시 로그인한 뒤에 성인인증을 거쳐야한다.

이에 따라 이 제도는 ‘매번 성인인증제’라고 불리고 있다. 업체들은 이 제도의 시행에 대해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성인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에선 인증비용 증가와 매출하락까지 우려하고 있다.

여가부가 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당초 건당 40원이던 인증 비용을 10원으로 내렸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는 이마저도 부담이다. 더 큰 문제는 별도 인증에 따른 불편함으로 사용자가 다른 서비스로 이탈할 것으로 예상돼 성인콘텐츠 업체들은 불안감이 팽배하다.

일부에선 이 제도가 국내 사업자에만 적용되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용자들이 개별적으로 음악 등을 무료로 게시하는 경우를 배제하고 있어, 유튜브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예를 들어 현아의 ‘빨개요’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기 위해 곰TV를 찾을 경우 볼 때마다 성인인증을 해야하지만, 유튜브에선 인증절차가 없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유튜브를 선호할 수 밖에 없어, 해외 서비스와의 규제 역차별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 이후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 점유율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유튜브에 남은 20%마저 빼앗기게 됐다는 업계의 하소연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인터넷기업협회 최성진 국장은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시행되는 제도이기에 목적 자체를 반대하는건 아니지만 산업에 피해를 미칠 것이 분명하고, 서비스 경쟁력도 저하될 것”이라며 "서비스 자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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