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 '마녀사냥'…'웃음' 대신 '19금', 예능이 야해졌다

입력 2014-08-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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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코리아'-'마녀사냥'-'매직아이'(위쪽부터)(사진 = tvN, JTBC, SBS)

웃음 코드에 주목했던 예능 프로그램이 야해졌다. ‘19금’ 코드를 반영한 토크, 콩트, 리얼버라이어티가 시청자들의 환호를 얻고 있다. 음지에 갇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던 19금 방송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가벼운 욕설 하나에도 징계를 받던 방송 풍토는 규제의 칼날에 정면으로 대치한 재치 있는 ‘19금’ 코드로 인해 색다른 웃음으로 물들고 있다.

방송가 청소년관람불가의 틀을 깨고 대중화에 성공한 선구적 프로그램은 tvN ‘SNL 코리아’다. ‘SNL 코리아’의 ‘19금 DNA’는 파격적이었다. 콩트는 에로틱했고, 섹스어필 대사와 행동들이 넘쳐났다. 노골적으로 야했지만 공개 코미디에서 탄탄한 내공을 갈고 닦은 크루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19금과 개그의 적절한 조화를 낳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SNL 코리아’는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렸다. ‘SNL 코리아’가 콩트로 19금 웃음을 보여줬다면 JTBC ‘마녀사냥’은 ‘19금 토크’의 신기원을 이뤘다. 김진호 대중문화평론가는 “‘마녀사냥’이 택한 방식은 연예인이 아닌 시청자가 말하는 방식이다. 그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19금 코드로 말하고 연예인들은 단지 ‘그린 라이트’를 눌러 불편한 시선을 교묘히 피해간다”고 평가했다. 19금 이야기를 만들어낼 필요도 자극적인 소재를 찾을 필요도 없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는 성에 대한 고민, 이성 친구와의 갈등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함께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솔직할 뿐이다. ‘SNL 코리아’의 고정 크루이자 ‘마녀사냥’ MC를 맡고 있는 신동엽은 “선을 넘으면 안 된다. 수위 조절에 실패하면 욕을 먹는다. 아슬아슬한 느낌이 있어야 대중도 놀라면서 즐거워 한다”고 말했다.

케이블채널들의 잇따른 19금 예능의 성공은 지상파를 자극했고, 지상파 역시 금기 부수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SBS는 ‘매직아이’를 신규 편성하며 맞불을 놓았다. “질외사정”을 거침없이 말하며 남편 이상순과의 사생활을 언급하는 가수 이효리의 모습은 시청자들마저 심의를 걱정하게 하는 아슬아슬함을 낳았다.

문소리, 홍진경 등 이른바 ‘센 언니들’과 ‘독설’ 김구라를 전면에 내세운 ‘매직아이’의 토크는 거침없이 자극적이다. “15년 동안 사생활이 노출된 채로 살아왔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인 이효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은 지키지만 방송에서 얘기할 정도면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말로 인해 생기는 논란은 최대한 조심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생길수도 있다. 그런 논란이 우리 프로그램에 더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조심해야겠지만 건강한 논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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