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교황에 "특별법 제정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입력 2014-08-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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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식 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고 있다. (출처=YTN 방송화면 캡처)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교자 124위 시복 미사를 집전하기 직전 카퍼레이드를 멈췄다. 시복 미사에 참석한 400여명의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기 위해서다.

16일 오전 9시 8분께 서소문 순교성지 방문을 마치고 서울광장에서 덮개없는 흰색 차량에 올라탄 교황은 광화문 바로 앞 제단까지 카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는 때때로 차를 멈춘 뒤 부모와 함께 미사에 참석한 어린이 10여명을 들어 안고 머리에 입을 맞추거나 머리를 쓰다듬었다.

교황이 탄 차량은 제단을 돌아 오전 9시 31분께 세월호 유족 400여명이 모여있던 광화문광장 끝에 멈춰섰다. 교황은 차에서 내려 딸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씨의 두 손을 붙잡았다. 김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세월호를 절대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교황에게 미리 준비한 노란색 봉투에 담긴 편지를 건네기도 했다. 편지에는 "당신께선 가난하고 미약하고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을 끌어안는 것이 교황이 할 일이라고 하셨다"면서 "세월호 유가족은 가장 가난하고 보잘 것 없으니 도와주시고 보살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도와주시라"는 내용이 담겼다.

교황은 이날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 배지를 달고 카퍼레이드를 했다. 이 모습을 본 유족들은 "감사합니다"란 말을 연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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