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반기보고서 여전히 '엉망진창'

입력 2006-08-21 08:34수정 2006-08-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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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집단소송 불구 상장사 준비 미흡 '여전'

14일 제출 마감된 반기보고서 정정공시가 끊이질 않고 있다. 단순기재 오류부터 실적, 대주주 등 중요사항 오류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이 2005년 사업보고서에서 재무정보간 회계오류가 발견된 484개사에 대해 6월 반기보고서를 대상으로 감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 '쇠귀에 경읽기'처럼 반기보고서 정정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2007년 1월부터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의 상장기업도 증권집단 소송법을 적용 받게 된다. 이는 지금과 같은 보고서 작성 수준이라면 상장사들이 허위공시 등의 사유로 집단소송에 휘말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17일까지 사흘간 반기보고서 정정신고서를 낸 기업은 유가증권 상장사 20곳, 코스닥 상장사 27곳에 달했다.

◆유가증권...게으른 기업 '실수도 많아'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반기보고서 정정공시를 낸 기업 가운데 1곳을 제외한 19개사의 반기보고서가 마지막날인 14일에 몰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급하게 제출한 기업들의 실수가 두드러졌다.

18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농심, 종근당, 하이트맥주, 대한전선 등이 반기보고서 기재사항변경을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화승인더스트리만 11일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 기업들의 기재사항 변경 이유를 살펴보면 손익계산서, 순이익, 경상이익 등의 기재오류에서부터 직책, 서명 등을 잘못기재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유일하게 11일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화승인더스트리의 경우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을 소폭 정정했다.

청호컴넷의 경우 재무에 관한 사항에서 매출과 매입의 기재가 엇갈렸다. 특수관계자인 청호전자통신 등에 대한 매출과 매입을 각각 41억9800만원, 107억3800만원 정정해 거래에 따른 매출발생보다 매입비용이 더 컸던 것으로 바뀌었다.

시계부품제조를 주요업무로 하는 비티아이의 경우 기말상품재고액이 (+)에서 (-)로 바뀌어 재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대주주인 어콜레이드의 총 보유지분 712만주(17.73%) 가운데 172만주가 해외전환사채발행과 관련한 담보로 맡겨져 있다고 정정했다.

농심과 남광토건의 경우 지난해 6월 반기보고서 포맷을 그대로 사용해 회계기수를 변경하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외에 KG케미칼, 디하임텍 등은 단순히 기간을 잘못 기재해 반기보고서 정정을 신청했으며 세방은 금액단위를 원에서 천원으로 정정했다.

대양금속은 대표이사를 전무이사로 기재했으며 이번 반기 감사 검토의견 '거절'을 받은 AP우주통신은 신고업무 담당자의 서명을 잘못 기재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코스닥...실적 감소 '빈발'

코스닥 정정보고서를 제출한 27개사중 11개사가 신고업무 담당자 변경, 회계연도 정정 등 단순한 기재사항 오류를 범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인 16개사 가운데 순이익이 순손실로 변경되는 등 재무제표상 오류가 많았고, 손실 규모가 확대된 경우도 있었다.

몇몇 기업은 감사보고서 '적정'의견을 '한정'으로 변경했고 대표이사 횡령 혐의 내용을 추가하기도 했다.

14일 반기보고서를 낸 NHN은 같은 날 정정보고서를 통해 공정가액으로 평가한 시장성 없는 지분성 증권의 손실이 5억원대에서 136억원으로 무려 27배 증가했다.

웹젠은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113억9100만원에서 113억9100만원 순손실로 바뀌었고 정정 공시했다.

메디오피아테크날리지도 반기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정정 후 각각 11억4000만원 순손실로 변했다.

이큐스팜은 영업 및 당기순손실이 각각 55만원, 37만원대에서 5억5000만원, 3억7000만원으로 크게 늘었고, 에이텍, 코레스 등은 정정보고서상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예당엔터테인먼트의 경우 결손금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정정했고, 영업익, 경상익, 당기순익도 모두 흑자에서 적자로 변경 공시했다.

한편, 디질런트에프이는 정정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월 감사보고서 검토의견을 '적정'에서 ‘한정’으로 변경했고, 올 3월 감사보고서 '한정' 감사 의견을 추가했다.

이번 반기 감사의견도 '위배사항 없음'에서 '계속 기업으로서의 회사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불확실성의 존재 가능성'으로 변경하며 ‘한정’의견이 표명됐다고 정정보고서를 냈다.

14일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모델라인이엔티는 지난 10일 발생한 대표이사의 129억원 횡령,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된 사실을 같은 날 정정공시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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