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망 직전 메모 공개…사실상 유언 "내용 봤더니"

입력 2014-07-2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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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메모

(사진=JTBC 방송화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도피 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공개됐다. 공교롭게 같은 날 유병언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됐다. 이 메모는 사실상 유병언 전 회장의 유언이 됐다.

22일 관련업계와 시사주간지 시사IN 등에 따르면 유병언 전 회장이 쓴 A4용지 31쪽 분량의 메모가 공개됐다. 해당 메모가 유병언 전 회장의 친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은 유 전 회장이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메모는 거울에 비춰 읽어야 해석이 가능하도록 거꾸로 쓰여 있다. 이러한 필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필체로도 유명해졌다. 자신의 천재성을 과시하려는 인사들이 애용해 왔다. 이는 유병언 전 회장이 발명 아이디어의 보안 유지를 위해 고수해온 필체라는 설명이다.

공개된 메모에는 "나 여기 선 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 마음에 없는 잡기 놀이에 내가 나를 숨기는 비겁자같이 되었네" 등 도피 중 심경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아무리 생각을 좋게 가지려 해도 뭔가 미심쩍은 의문들이 꼬리(를 문다)"라며 검찰 수사를 '음모'로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도 적혀 있다.

이어 "연일 터져대는 방송들은 마녀사냥의 도를 넘어 구시대 인민재판의 영상매체로 진화되어…" 등 언론 보도를 비난하는 내용도 1페이지 분량이 넘는다. 메모 중에는 언론과 정치인을 "광란한 히틀러의 하수인들"에 비유, "거짓말들을 위시해서 미쳐 날뛴다"고 격한 표현도 사용했다.

그는 "호기심 때문에 자그마한 물체를 열려고 하다가 폭발해서 죽을 뻔했다", "내 노년의 비상하는 각오와 회복되는 건강을 경축하며" 등 유년 시절의 기억과 향후 각오도 담았다.

▲사진=시사IN

해당 메모의 작성 시점은 "첫날은 신 선생 댁에서 지내다가 짧지만 곤한 잠에 휴식을 취했었다"는 내용으로 미루어 유병언 전 회장이 여비서 신모 씨(33·구속)와 함께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빠져나온 5월 이후로 추정된다.

경찰은 무연고자로 보고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DNA 분석을 의뢰, DNA 분석결과 유병언 씨의 친형 병일(75·구속기소)씨 DNA와 상당 부분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순천에서 변사체를 발견해서 DNA 검사를 해보니 유병언 씨 형과 상당 부분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확한 사항을 좀 더 파악해야겠지만 유병언 씨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22일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2일께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3km 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된 남성의 시신을 한 구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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