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7월 매출 고작 7억?...실적공시 '헷갈려'

입력 2006-08-1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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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공정공시 '천원단위'기준 때문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실적 공정공시를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천원단위'의 공시 서식 때문에 상장사들이 별도로 단위 표기를 하는가 하면 실적을 공시한 뒤 나중에 단위를 바로잡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들의 피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2시31분 신세계는 7월 실적을 공시했다. 공정공시상 천원단위 표에 기재된 실적 내용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면 할인점 1위, 백화점 3위의 국내 대형 유통업체 신세계의 7월 매출액은 고작 7억원, 영업이익은 6837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공시서식상의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만한 상항'란을 통해 별도의 주석을 달아 실적이 '백만원 단위'임을 표시했다. 신세계의 실제 7월 매출은 7080억원, 영업이익은 684억원이었던 셈이다.

이같은 실적 단위에 따른 혼란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실적공시에 '천원단위'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상당수 기업들이 '백만원단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8월에만도 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상장기업 63개사 중 7곳에서 영업실적에 대한 정정공시를 냈다. 이중 70% 이상인 5개사가 모두 '백만원단위'를 '천원단위'로 기재하는 '단위착오에 따른 숫자기재 오류'를 범했다.

지난 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증권은 실적 정정공시를 냈다. 증권 업무를 담당하는 삼성증권마저도 잠시 착오를 일으킨 것이다. 백만원단위로 정리된 실적을 전자공시의 포맷에 넣고 '백만원단위'라는 추가 설명을 빠뜨렸기 때문이다.

지난 7일 2분기 실적을 공시한 이수페타시스도 '백만원단위'로 정정공시를 냈고 대한전선(7일), 제주은행(4일), 신성건설(1일)도 모두 같은 이유로 두번씩 실적 공시를 내야 했다.

위의 사례처럼 영업실적 공시 기재 오류는 증권선물거래소 측에서 '천원단위'를 '백만원단위'로 바꿔주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현재 규정대로라면 표의 윗부분에 천원단위가 버젓이 기재돼 있지만 실적 표 하단에 별도로 '백만원단위'임을 붙여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투자자들 역시 천원과 백만원이 동시에 기재되는 경우와 천원으로 표기되는 경우 등을 가려 실적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피해를 볼 수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공시총괄팀 관계자는 "현재의 실적공시 시스템 때문에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스템 통합을 진행하고 있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엔 현재의 일괄적인 '천원단위'의 실적공시에서 각각 기업에 알맞은 단위 변경이 가능하게끔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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