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PC, 계열사 통해 새 빵집 론칭

▲SPC 계열사 삼립식품 잇투고가 떡 프랜차이즈 '빚은' 교대점 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잇투고 교대점은 지난 3월 개점했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계열사 삼립식품은 지난달 23일 '잇투고(eat2go)’라는 브랜드를 공정위 가맹사업거래사이트 정보공개서에 신규 등록했다. 가맹사업거래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일정한 지원과 교육을 수행하고 가맹금을 받는 거래관계를 의미하는데, 정보공개 신규 등록 이후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할 수 있는 절차다. 삼립식품은 신고서에 잇투고의 가맹사업 대표업종을 제과·제빵으로 명시했다.

잇투고는 현재 서울 교대역과 노원역 부근,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 3곳에서 직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햄버거와 브리또, 샌드위치, 핫도그, 커피와 음료 등을 주 메뉴로, 2000~3000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잇투고는 파리바게뜨와 같은 정통 빵집은 아니지만 샌드위치와 브리또, 커피, 음료 등을 판매해 일부 제품 구색이 동네빵집과 겹친다.이들 매장들은 대부분 3~5개월 전에 테스트 매장 형식으로 문을 열었으며 SPC의 떡집 프랜차이즈 ‘빚은’ 매장 안에서 숍인숍 형태로 영업 중이다.

잇투고의 가맹사업 시작 소식이 알려지자 동네빵집들은 또 다른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다. 대한제과협회 장윤표 사무총장은 “제과·제빵의 경우 대기업(중소기업기본법 기준) 확장자제와 진입자제가 기본 원칙인데 SPC가 계열사를 통해 또 빵집을 내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아무리 버거가 주종이라고 해도 샌드위치와 브리또, 커피, 음료 등은 동네 빵집에서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동반위의 권고를 무시한 처사일 수 있다”라고 문제 삼았다.

최근 파리바게뜨와 올림픽공원 빵집 출점을 놓고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동반위도 잇투고의 가맹사업에 대해 권고 사항 위반 여부를 따지고 있다. 동반위 관계자는 “새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그룹 계열회사가 동일 업종(제빵)을 차릴 경우 500m 거리 제한 규정 등은 그대로 적용된다”며 “다만 아직까지 신규 매장 아니라 빚은 매장 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SPC그룹 측은 대한제과협회와 동반위의 지적에 대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잇투고는 삼립식품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내놓은 새로운 버거 전문 가맹점으로 제빵과는 전혀 상관없다”며 “운영 형태도 기존 매장 내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