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 후 100일이 10년 같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13일 7·30 재·보궐선거를 두고 “냉정하게 보면 (전체 15석 중) 5곳만 우리가 갖고 있던 곳이라 현상유지만 해도 잘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워낙 휴가철이라 투표율이 낮고 새누리당이 차지하고 있던 곳들은 여전히 모두 새누리당에 유리하다. 사전조사해보니 기본적으로 다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을 향해선 “선거 때마다 엄살을 피우고 성적이 그보다 좋으면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인다”고 했다. 이어 “야당은 굉장히 많이 이긴다고 기대치를 높인 뒤에 실제론 이겼는데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스스로 벌을 준다.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보선은 총선 때보다 투표율이 낮아 5곳을 지키는 것도 벅차지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 한 석이라도 더 뺏으려고 최선을 다겠다”고 강조했다.
전략공천 논란 등 공천갈등을 둘러싼 비판엔 “역대 재보선을 전부 조사해보라. 대부분 전략공천이었고 경선은 굉장히 드물다”며 “이번은 15곳 중 후보를 낸 14곳 가운데 7곳을 경선했다. 비율로는 역대 전략공천 최하위로, 신진에게 기회를 주고 중진은 ‘선당 후사’하는 원칙도 기본적으로 제대로 지켜졌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의 회담 제안 시 응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이제 만나기만 하는 걸로 그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만남으로 인해) 뭔가 진전돼야 하지 않느냐”며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힘들다. 선거 후 정식 제의를 받게 되면 그 때 판단하겠다”고만 했다.
한편 지난 4일 대표 취임 100일을 넘긴 데 대해선 “100일이 10년 정도 지난 것처럼 느껴진다”며 “20세기 정치인들이 겪었던 계란 맞는 경험 등 10개도 넘는 커다란 일이 짧은 100일 동안 있었다. 정치를 20년 한 분들이 처음 겪는 일을 당에 처음 참여하면서 겪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안 대표는 “결과적으로 아쉬운 점이 참 많다”며 “지난 100일간 사실상 커다란 선거들을 치르느라 변화와 혁신을 보여드릴 기회가 거의 없던 듯하다. 이번 선거를 거치고 본격적으로 원래 통합하고자 했던 소신, 통합에 국민들 기대한 부분에 대해 이제 실천으로 옮기는 게 저와 당이 해야 할 숙제”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전대론엔 “지금은 재보선을 잘 치르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했고, 대권주자 순위에서 밀리고 있단 지적에도 “그것이 제 고려사항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안 대표는 “‘안철수 생각’이 나온 지도 만 2년”이라며 “최근 다시 읽으면서 제 초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그 방향성을 아직 내가 믿고 있다는 확신도 느꼈고, 잊고 있던 부분도 다시 깨달았다. 초심을 확인할 수 있어 앞으로도 한번씩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