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P 보고서 따라 투자하면 '쪽박'

입력 2006-08-07 12:36수정 2006-08-1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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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추천 보고서 평균 21% 손실…시장하락률보다 손실 더 커

증권선물거래소가 코스닥종목 정보 부족 해소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코스닥리서치프로젝트(이하 KRP)가 형편없는 수익률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여기에다 지금까지 작성된 KRP 보고서의 절반 이상이 객관적 가치 산정 등의 이유로 아예 투자의견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제도 자체의 실효성 마저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현진소재(부국증권 작성)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25개의 KRP 보고서가 작성됐다. 이 중 매수의견을 제시한 보고서는 총 93개(강력매수 1개 포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복 매수 추천, 무상증자 권리락 실시 기업 등을 제외한 43개의 보고서를 대상으로, 보고서 작성 당일과 지난 4일 종가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집계해본 결과, 평균 21%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진소재, 코위버, 성광벤드 등 3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40개 종목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매수추천 보고서 중에서는 단 한 종목도 목표주가를 넘은 곳이 없었다.

KRP 보고서가 최초 작성된 3월 20일 이후 현재까지 코스닥지수 등락률은 -16.1%.

결국 올 들어 코스닥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KRP보고서를 참조해 해당 종목을 매입,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시장등락률에도 못미치는 결과를 떠 안은 셈이다.

보고서가 제출된 이후 반토막난 종목도 수두룩했다.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한 종목은 지난 4월11일 서울증권이 처음 보고서를 낸 루미마이크로. 이 종목에 대한 보고서가 나온 날 주가는 9470원이었으나 4일 현재 64% 급락한 3370원을 기록 중이다. 루미마이크로는 이후 교보증권과 서울증권이 한 차례씩 더 보고서를 냈으나 주가 하락은 멈추질 않았다.

디오스텍(-49.2%) 온타임텍(-48.2) 모두투어(-47.3) 다날(-46.4) 등도 현재 주가가 보고서 제출일 대비 반토막 난 종목들이다.

한편, 지금까지 작성된 225개의 KRP보고서 중 투자의견이 제시된 것은 매수 93개, 중립 11개 등 104개로 집계됐다. 반면 절반이 넘는 121개는 투자의견이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RP에 참여하고 있는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자발적으로 탐방을 다녀와 작성하는 일반 보고서와는 달리, 해당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의무적으로 쓰다 보니, 객관적인 기업가치를 산출하기 어려운 기업들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돈을 받고 쓰기 때문에 '매도' 의견을 낼 수 없어, 결국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종목은 투자의견 없이 보고서를 작성할 수 밖에 없다"며 "과연 현행 KRP 제도가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KRP는 증권선물거래소가 코스닥종목 정보 부진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기업분석을 희망하는 상장기업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연계시켜 보고서가 나오도록 한 제도다.

기업분석을 원하는 기업이 300만원을 내고, 증권선물거래소가 700만원을 지원, 할당된 증권사 두 곳이 각각 500만원씩 받고 각 4회씩 총 8회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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