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년 만에 1분기 보다 못한 2분기 예비 성적표를 받았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분야 부진이 그 동안 수직 상승하던 삼성전자 실적에 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8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의 2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 매출(57조4600억원), 영업이익(8조4900억원)보다 각각 9.5%, 15.2% 줄었다. 영업이익이 8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2년 2분기(6조4600억원) 이후 2년 만이다. 한 때 60조원에 달했던 매출액 역시 50조원 초반대로 수직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이후 5년 동안 줄곧 직전분기보다 나은 2분기 영업실적을 냈다. 2008년 2분기 영업이익(1조9000억원)이 전분기(2조150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감소한 게 오히려 약이 됐다.
2008년 삼성전자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같은해 4분기 삼성전자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적자(9400억원)을 냈다. 당시 삼성전자는 최지성 DMC 부문 사장(현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중심으로 경영전략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위기 극복에 총력전을 전개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감소 및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중국과 유럽 시장 내 업체 간 경쟁 과열로 재고가 쌓인 것이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스마트 기기의 또 다른 축인 태블릿 역시 판매 감소가 예상보다 확대됐다. 스마트폰과 달리 사업자 보조금 효과가 미미해 교체 수요가 부진했던 것이 이유로 꼽힌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무선 제품 수요 약세에 따라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직접적 영향을 받아 판매가 감소했고, 수익성도 예상보다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측은 “3분기에는 전사적 영향을 끼쳤던 원화 환율의 추가적인 절상은 2분기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선 제품의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추가 발생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반기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