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아들 남호씨…2년9개월만에 동부제강 지분확대…동부화재 제치고 3대주주 등극
이에 따라 현재 미국 뉴욕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남호씨가 동부그룹 경영 일선에 포진하는 시기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대두되고 있다.
◆ 남호씨 2년9개월만에 동부제강 주식 매입 본격화
최근 동부제강에 대한 지배주주 지분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주체는 바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아들 남호씨다. 지난 2003년 9월 보유주식 173만주에서 변동이 없던 남호씨가 지난 6월27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0.8%(22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인 것.
현재 동부제강 지배주주인 동부정밀화학 및 특수관계인 8명 중에서 지분 확대를 꾀하는 유일한 매수주체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남호씨는 동부제강 지분을 7.2%로 확대, 동부화재(6.4%)를 제치고 동부정밀화학(14.7%), 동부건설(10.2%)에 이어 동부제강의 지배주주(보통주 50.1%, 1367만주) 중 3대주주에 올라섰다.
동부제강에 대한 남호씨의 지분 확대는 동부그룹에 대한 지배 기반을 한층 단단히 다져놓는 효과가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제강, 동부건설, 동부화재, 동부일렉트로닉스 등 4대 주력기업을 비롯해 7월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으로 22개(상장 8, 비상장 14개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 동부제강, 동부한농-동부정밀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
동부그룹은 동부화재-동부건설, 동부제강-동부한농화학-동부정밀화학으로 이어지는 출자구도를 통해 이들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그만큼 동부제강은 동부그룹 계열사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동부제강은 동부한농화학의 최대주주로서 46.8%(이하 보통주 기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것을 비롯, 동부 42.9%, 동부월드 23.3%, 동부증권 10.1%, 동부생명 19.8%, 동부캐피탈 19.3% 등 7개 계열사들의 지분을 갖고 있다.
동부한농은 동부정밀 21.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동부파인셀 61.6%, 동부 49.7%, 동부월드 23.3%, 동부상호저축은행 22.0%, 동부화재 4.8%, 동부캐피탈 15.8%, 동부일렉트로닉스 3.1% 등 8개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어 동부정밀은 동부건설 6.9%, 동부일렉트로닉스 1.1%외에 동부제강의 최대주주로서 14.7%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순환구도에서 남호씨는 동부정밀의 최대주주로서 21.1%를 갖고 있다. 그만큼 남호씨의 동부제강 지분 확대는 동부제강-동부한농-동부정밀으로 이어지는 지배기반을 강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남호씨 동부그룹 경영일선 포진 ‘초읽기’ 들어가나
현재 재계에서는 남호씨가 재계 13위 동부그룹의 대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데 의구심을 갖는 인사가 거의 없다.
동부그룹 창업주 김준기 회장은 삼양사 창업주인 김연수 집안의 김정희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는 데 김 회장의 승계자가 아들인 남호씨로 일찌감치 정해졌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회장은 90년대 중반부터 2004년에 이르기까지 남호 씨에게 꾸준히 지분을 넘겼고 그 결과 현재는 동부정밀과 동부화재의 최대주주에 올라서는 등 그룹 주력업종 및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을 골고루 확보해 놓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장녀인 주원(33) 씨는 동부화재, 동부정밀화학, 동부제강 등에 대한 지분을 일부 갖고 있으나 경영 참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남호씨는 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귀국해 군복무를 마친뒤 지난 2002년부터 외국계 경영 컨설팅 그룹인 AT커니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다 현재는 미국 뉴욕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동부제강은 그룹내 주력기업이면서 지배구도 면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동부제강에 대한 지분 확대로 현재 미국에 유학중인 남호씨가 경영일선에 포진하는 것도 머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