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30일 미국의 투자 전문 회사 세쿼이아캐피털 등이 주도한 투자사들로 부터 1억 달러(10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애플컴퓨터·구글·시스코·오라클·야후·링크드인·자포스·유튜브·페이팔·드롭박스 등에 투자한 투자 전문 회사다. 이 회사는 쿠팡을 차세대 이커머스 리딩 기업으로서 가치를 부여하고,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투자는 세쿼이아캐피털 회장인 마이클 모리츠가 직접 주도해 미국 내에서도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마이클 모리츠 회장은 “김범석 대표와 쿠팡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고객들에게 최고의 쇼핑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엄선된 상품을 소싱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고객 만족 서비스, 혁신적인 기술력 등 쿠팡의 모든 부분과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집중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범석 쿠팡 대표는 “세쿼이아캐피털은 미국에서 혁신적인 기업들과 함께 하며 폭넓은 경험과 성공을 이끈 곳”이라며 “쿠팡이 틀을 깨는 혁신으로 이커머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든든한 지원자이자 파트너로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또 “투자유치를 통해 급격히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양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세쿼이아캐피털의 쿠팡에 대한 투자 조건은 전혀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의 경우 지분을 가지게 되는데 지금까지 쿠팡이 밝힌 지분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다”며 “투자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닌 지분 평가액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에 대한 소식을 쿠팡 내부 직원들조차 외신을 보고 알게 됐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만큼 투자에 대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고, 투자 역시 비밀리에 진행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세쿼이아캐피털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은 쿠팡이 처음이고, 이는 한국시장의 성장성을 인정 받은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투자에서 쿠팡 기업가치가 10억달러(1조0200억원)로 평가됐다고 전해지지만, 이는 추정일 뿐 정확한 금액은 아니다. 쿠팡은 지난해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돼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선 쿠팡이 지난해도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78년생으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와 빈티지미디어 대표를 지내다 2010년 쿠팡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