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내부갈등 확산 일로

입력 2014-05-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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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내일 긴급 이사회…금융당국, ‘황제경영’ 차단 금융사 지배구조 전면 재검토

KB금융그룹의 내분 사태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갈등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다음달 금융지주 회장의 ‘황제 경영’을 금지시키는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키로 해 기형적 국내 금융지주 체제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회장이 경영관리위원회나 위험관리협회를 거쳐 자회사에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다음달 발표한다. 지주사의 책임은 강화하되 권한은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당국은 또 금융지주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 자회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없앨 방침이다. 국민은행처럼 KB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는 사외이사의 임명권을 지주가 갖게 된다. 사외이사가 지주의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아울러 관피아나 유력 정치인 등이 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차지하는 관행도 앞으로 사라진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경영진 간 갈등이 불거지자 지난 19일 전문인력을 국민은행에 파견해 검사에 들어간 데 이어 20일에는 KB금융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KB금융의 내분이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니라 내부 통제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입장도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임 회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은 은행 경영진과 이사회 간 문제이지, 지주 회장과 행장 간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이사회 의결이 정해지면 존중돼야 하고 은행 CEO는 이사회 결정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사회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이 행장은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문제를 금감원에 제기한 것이 불가피했음을 설명하며 감사 문제를 계속 문제 삼을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오는 23일 긴급 이사회 개최를 요청했다. 감사위원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병기 감사위원과 사외이사 간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금융소비자원은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이권 등을 수사해 달라며 임 회장과 이 행장 그리고 사외이사들을 검찰에 배임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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