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중학교에 물어봐"

입력 2006-06-14 17:29수정 2006-06-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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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따라 배정...대치동 도곡역 일대 '인기'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 중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학군이다. 특히 강남구와 같은 명문 학군지역은 중학교가 집값 등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학군 조정 문제가 세번이나 나왔을 정도로 학군 문제는 자녀교육이나 집값 전망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이중 고등학교는 거리상 배정받을 수 있는 학교가 다양하고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는 탓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반면 아파트 단지에 따라 배정이 결정되는 중학교는 '명문학군' 으로 분류되는 강남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이른바 '명문 중학교'의 등장은 자녀의 교육에 관심을 더 많이 쏟을 수 있는 부유층들이 모인 중대형평형 아파트단지 학생들이 배정받는데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들 중학교가 '명문'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이들 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단지의 몸값이 높아지는 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도곡-대치동 학부모들에게 가장 높은 인기를 끄는 중학교는 주로 대형평형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대치동 도곡역 일대 학교들이다.

이중 대치동 도곡역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D중학교는 강남지역에서도 가장 높은 선호를 받는 중학교. 이 학교에 배정 받을 수 있는 아파트는 선경, 우성, 한보미도1차 아파트 등 강남구에서도 대표급으로 꼽히는 단지들이다.

이밖에 도곡역 인근의 J중학교나 S여중 등도 학부모들의 선호가 높은 학교로 꼽힌다. 이들 학교는 인근 동부센트레빌이 입주하면서 더욱 몸값이 높아진 경우. 반면 동부센트레빌과 바로 인접해 있지만 도곡역 인근 중학교로 배정받기가 어려운 청실1,2차는 이들 아파트보다 학부모들의 선호가 떨어지는 곳으로분류된다.

또 같은 대치동 남부순환도로 변에 있어도 학여울역 인근 한보미도2차와 쌍용, 우성 등은 이 학교에 배정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학부모들의 선호가 떨어지는 아파트로 꼽힌다.

그간 인기가 낮았던 대치동 매봉역 인근 D중학교는 타워팰리스 입주 이후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크게 올라간 학교다. 이 학교 배정이 가능한 단지는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대림아크로빌, 개포한신, 개포우성4차 등이다.

반면 역삼동 Y중학교와 도곡동 D중학교는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낮은 '비호감' 학교. 최근 입주한 도곡렉슬 등 재건축 입주물량이 Y중학교나 D중학교 배정이 가능하지만 학군배정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은 이들 신규 재건축 입주물량을 꺼리는 움직임도 감지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이야기다.

개포동에서는 구룡역 인근 G중학교가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학교. 이 학교는 소형평형이 많은 개포동에서 경남, 우성3차, 현대1,2차 등 중대형평형이 밀집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아파트도 자녀 교육문제로 이사하려는 학부모들이 노리는 좋은 단지로 인기가 높다.

압구정동에서는 현대-한양단지에 포함돼 있는 S중학교와 G중학교가 학부모들의 선호가 높은 학교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인기 중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단지는 곧장 집값에서도 강세를 띠는 상황이다.

우선 D중학교 배정이 가능한 대치동 한보미도1차 34평형의 매매가는 11억4000만~12억2500만원 선에 형성돼있다.

반면 D중학교 배정이 어려운 2차 35평형은 1평 더 넓지만 매매가는 10억9000만~11억9000만원 선으로 이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또 전세가도 1차 34평형은 2차 35평형보다 1000만원 가량 높은 선에서 거래된다는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압구정동의 경우도 G중학교 배정이 가능한 한양 2차의 경우 49평형의 매매가는 19억~20억8000만원 선이며, 전세가는 4억5000만~5억7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반면 학부모들의 선호가 다소 떨어지는 인근 C중학교에 배정되는 한양 6,7,8차의 경우 매매가는 유사하지만 전세가는 평당 100만원 가량이 낮은 상태다.

이같은 학군의 영향은 평형구성과 맞물려 있는 만큼 향후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치동 인근 한 공인중개업자는 "집을 구하러 오는 사람 중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학부모는 배정학교를 반드시 물어본다"며 "매매가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전세가는 분명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군에 따른 강남아파트 '재편성'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선경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도곡렉슬 등 도곡-역삼동 일대 재건축 입주 아파트는 이 일대에서 학부모들의 선호가 다소 떨어지는 D중학교나 Y중학교 배정이 되는 단지"라며 "중대평형이 많고, 인기 중학교 초등학교가 위치한 남부순환로 일대 도곡-대치동 일대 아파트와는 차별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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