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출항 직전 배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평형수(밸러스트워터)가 4분의 1만 채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화물을 실었다는 의미로 세월호의 상습적인 과적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5일 사고 당시 세월호에 채워진 평형수가 약 580t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선급은 선실 증축 등으로 무게 중심이 51㎝ 높아졌으므로 화물을 더 싣고 평형수를 2023t으로 늘리라고 요구했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 채워진 평형수는 한국선급 요청 기준량의 4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평형수 관리를 맡고 있는 1등 항해사는 화물을 많이 싣기 위해 평형수를 줄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만해흘수선(선박이 충분한 부력을 갖고 안전하게 항행하기 위해 물에 잠겨야 할 적정 수위를 선박 측면에 표시한 선) 6m70㎝를 맞추기 위해 평형수를 뺀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앞서 세월호에는 복원성이 유지되려면 화물을 987t만 싣도록 했지만 이보다 3배 더 많은 화물 3608t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개조한 배가 안정성을 가지려면 화물을 덜 싣고 평형수를 더 채워야 하는데 세월호는 전체 중량을 유지하기 위해 돈이 되는 화물을 더 싣고 평형수를 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