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더위에… 프랜차이즈·호텔업계 앞다퉈 빙수 선봬
최근 낮 기온이 25도 안팎으로 치솟은 초여름 날씨를 보이면서 업계가 여름철 대표 메뉴인 빙수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더위에 지친 고객을 잡기 위해 브랜드마다 맛과 콘셉트를 살린 빙수를 내 놓고, 한 바탕 ‘빙수 전쟁’을 벌일 준비를 마친 것. 특히 올해 빙수는 건강에 대한 관심과 맛에 대한 가치가 높아진 고객들을 위해 재료와 맛을 살린 ‘프리미엄 건강 빙수’와 특색 있는 맛과 콘셉트를 찾는 마니아층을 위한 ‘이색 빙수’,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정통 빙수’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여름 시즌 매출 50% 좌우 = 빙수는 여름철 디저트 시장 최대 블루칩이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5~8월 매출에서 40~50%가량을 빙수가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해 각 업체들은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정통 빙수부터 다양한 퓨전 스타일의 빙수를 대거 내놓고 있다.
카페베네에서는 작년 6월 기준 팥빙수가 전체 매출액의 41%를 차지하면서 아메리카노를 제치고 매출 비중 1위에 올랐다. 월별 기준으로 팥빙수 매출이 아메리카노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에 카페베네는 올 여름 신제품 ‘초코악마빙수’로 매출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초코악마빙수’는 출시 보름 만에 1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자체 개발한 진한 초코베이스 위에 초콜릿 쿠키와 브라우니를 올려 진하고 부드러운 초콜릿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또 크림치즈 젤라또에 달콤한 초콜릿 장식으로 축구공 모양을 구현했고, 악마 뿔 장식을 더해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회사 관계자는 “초콜릿 맛을 찾는 여성 고객과, 축구를 좋아하는 남성 고객까지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좋아 판매량이 치솟고 있다”며 “올 여름에도 빙수 매출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할리스커피는 건강에 초점을 둔 ‘녹차빙수’, ‘제주한라봉빙수’와 전통을 살린 ‘팥빙수’ 3종으로 올 여름을 공략한다. ‘제주한라봉빙수’는 올 봄 제주에서 갓 수확한 당도 높은 한라봉만을 엄선해 국산 재료의 특색을 살렸다. ‘녹차빙수’도 범산 유기농 녹차 아이스크림과 국내산 팥, 고소한 견과류를 넣어 진한 녹차의 맛과 함께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팥빙수’는 국내산 팥과 고소한 콩고물을 사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옛날식 팥빙수의 구수함을 그대로 재현했다.
카페 리맨즈는 ‘생(生)망고 눈꽃빙수’와 ‘밀크빙수’ 2종의 이색 빙수를 들고 나왔다. ‘생망고 눈꽃빙수’는 필리핀산 생 망고를 사용, 망고 본연의 맛과 함께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맛이 특징이다. 눈꽃이 연상되는 우유 얼음과 망고의 색이 이루는 조화는 시각적인 시원함까지 제공한다.
카페 리맨즈 관계자는 “리맨즈만의 차별화된 맛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시즌 트렌드를 고려한 신메뉴를 기획하게 됐다”며 “이번 빙수는 얼음 위에 탑처럼 재료를 쌓는 다른 빙수와 달리 겹겹이 레이어드 형식으로 층을 이뤄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셰프 앞세워 경쟁 가세 = 특급호텔들은 저마다 특별한 재료와 셰프의 노하우로 만든 빙수를 선보인다. 봄철 딸기 디저트 흥행으로 단맛을 본 데다, 여름이 앞당겨짐에 따라 한 달가량 서둘러 빙수 판매에 나선 것.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로비 라운지는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쿨 빙수’ 메뉴를 새롭게 준비해 5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컨티넨탈 관계자는 “쿨 빙수를 위해 호텔 셰프가 총동원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인터컨티넨탈 호텔 셰프들은 올해 초부터 빙수 30여 종류를 만든 후 매주 사전 프레젠테이션 및 자체 시식회 등을 통해 높은 점수를 받은 빙수를 추려냈다. 다음으로는 빙수 품질을 높이고, 먹는 동안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대표 제품인 ‘망고 스파클링 시라즈 빙수’는 얼린 스파클링 시라즈 막대기에 스파클링 와인의 탄산감과 시라즈 와인의 과일 풍미를 유지하기 위해 와인 30병 이상을 사용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 역시 셰프들이 각자의 특별한 비법으로 만든 빙수 4가지를 내놨다. ‘허니 빙수’는 밀크 아이스에 월악산 천연꿀과 사과 퓨레를 얹고, 벌집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꿀 덩어리와 구운 피칸 등을 올렸다.
더 플라자 에릭케제르는 ‘몽쥬 빙수’와 ‘포티롱 빙수’를 준비했다. 에릭케제르 프랑스 1호점이 세워진 몽쥬 거리에서 이름을 따온 ‘몽쥬 빙수’는 에릭케제르 시그니처 빙수로, 눈꽃 얼음 위에 라즈베리, 블랙베리, 레드커런트 등 3가지 베리와 초콜릿을 얹고, 상큼한 베리 퓨레와 우유를 더한 빙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빙수는 다른 음료수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인 데다, 식사시간 외에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여름 효자상품”이라며 “특히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처럼, 히트 빙수는 여름이 지나도 꾸준히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호텔마다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