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 고위 공무원들은 마피아 집단? -김준식 아시안프렌즈 이사장

입력 2014-05-0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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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Mafia)’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을 근거로 하는 강력한 범죄 조직. 자국에서 정치적 폭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20세기 들어 미국 등의 대도시에서 마약과 도박, 금융 따위에 관련된 거대한 범죄 조직체’라고 정리되어 있다.

세월호 사건으로 ‘해수부 마피아’ 집단의 온갖 부조리 관행이 언론에 폭로되고 있다. 통탄할 일이다.

그러나 어찌 ‘해수부 마피아’뿐이겠는가? 금융부조리 사건이 터지면 ‘재경부 마피아’ 자연재난이 터지면 ‘국토부 마피아’ 등 사실 정부 모든 부처와 그 산하기관을 고위 공직자들이 장악하고 온갖 부조리를 일삼고 있는 것을 빗대 언론은 ‘00부 마피아’라고 부른다.

이러한 현상은 중앙정부 모든 부처에서부터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다르지 않다. 정부 산하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장을 온통 퇴직 고위 공무원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인사를 관행이라고 부른다. 이래 가지고서야 정부가 어떻게 그 산하기관과 관련 민간단체를 감독할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이러한 기관, 단체장은 그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행정만 하던 고위공직자가 특별한 예외 경우를 빼놓고서는 거의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있을 리 없다. 퇴직 후 1~2년 직을 유지하는 기관, 단체장은 소명감도 있을 수 없다. 그러니 단체장은 정부의 로비에만 매달린다. 어제까지 상관이었던 산하 기관단체장을 해당 주무관들이 어떻게 관리, 감독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언론은 이러한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단체를 장악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 집단을 무서운 범죄 집단인 ‘마피아’라고 부른다. 이미 범죄 집단이거나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집단이라는 뜻이다.

그 집단의 지배를 받고 살아야 하는 우리 국민은 참 슬픈 나라, 불쌍한 국민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깨어나야 한다. 이 무시무시한 마피아 집단의 공포로부터 해방돼야 한다. 소명감을 갖고 성실하게 일하는 청렴한 공직자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이러한 마피아 현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은 청와대와 국가기관의 인사에서부터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국회는 원천적으로 이런 마피아식 인사 관행을 용납하지 않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마피아식 관행을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양심적인 학자들과 언론은 이런 잘못된 인사 관행의 부작용을 조사 연구해서 지속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교육자들은 독일처럼 어려서부터 잘못된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할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유권자로서 연고주의 투표행태에서 벗어나 부패한 정부와 정치인들을 무섭게 심판해야 한다. 국민인 유권자들이 지연, 학연 등 연고주의 투표행태를 지속하는 한 나라의 주인이 되기보다 마피아 집단들의 종의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고위공직자들도 개인만의 출세와 이권 추구 관행에서 벗어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함으로서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것을 가장 큰 보람과 행복으로 받아드리는 자세와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모두가 노력한다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우리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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