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대책위, 세월호 동영상
안산 단원고등학교 유가족대책위원회(이하 유가족대책위)가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한 학생이 찍은 객실 내부 동영상을 공개했다.
29일 유가족대책위에 따르면 영상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14분 29초간 객실 내부에서 안내 방송을 듣고 따르던 학생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동영상 속 아이들은 잘못된 안내 방송 탓에 긴박한 상황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천진난만하게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일부 대화를 보면 학생들은 "아 기울어졌어" "안정되고 있어" "아까보다 괜찮다"라며 농담을 던진다.
하지만 배가 점차 기울어지며 위험이 감지되자 학생들은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등 가슴뭉클한 모습도 보인다. 일부에서는 "구명조끼 지퍼가 안 잠겨" "고장났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특히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선내 방송에 이구동성으로 "네"라고 대답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 학생은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자 "엄마 아빠 사랑해요" "XX야. 너만은 수학여행 가지마. 오빠처럼 되기 싫으면 알았지?"라고 말해 영상을 보는이들을 뭉클하게 만든다.
일부 학생은 "선생님들은 괜찮은 건가"라며 선생님을 걱정했고 이때 선생님께 "괜찮냐"는 카톡 메시지가 왔다는 한 학생의 말에 "선생님도 어떠신지 여쭤봐"라고 하는 음성이 들리기도 했다.
동영상은 여기서 끝이 난다.
30일 오전 현재 사망자는 210명, 실종자는 92명이다.
한편 이날 유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무능한 위기대응 체계를 비판하며 "정부는 태만하고 기만적인 구조체계로 생명을 구할 수 있음에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의 변명없는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유가족대책위는 "오히려 업무성과와 밥그릇 싸움으로 집단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권력층과 선박관계자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으면서 아이를 찾으려고 허둥대는 학부모들에게 어떠한 지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선생님 그리고 교육부 관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