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안좋으면 언제든 떠날 각오” 프로팀 감독은 괴로워

입력 2014-04-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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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코칭스태프 수십명 통솔 중책… 중압감 생각 이상으로 커

▲해태 감독 시절 18년간 팀을 맡았던 김응룡 현 한화 감독(사진=뉴시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한동안 야구계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전반에 걸쳐 감독의 고독함과 스트레스가 집중 조명됐다. 흔히 프로야구 해설위원들은 “대한민국에 단 10명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직업”이라는 말로 프로팀 감독의 책임감과 중압감을 설명한다.

실제로 감독은 1군 선수 및 코칭 스태프를 포함해 30명 이상을 통솔하고 2군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책임져야 할 숫자가 어지간한 중소기업 수준을 넘어선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언제든지 옷을 벗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현재 9개 구단 감독 중 최장수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이다. 지난 2011년부터 감독으로 자리해 네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과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 등이 2012시즌부터 감독을 맡고 뒤를 잇는다. 현역 감독 중 4년차 감독이 최장수라는 점은 감독직이 얼마나 단명하는가를 말해주는 단적인 예다. 33시즌째인 올시즌까지 한 팀에서 가장 오래 감독을 맡았던 감독은 현 한화 이글스 김응룡 감독이다. 그는 1983년부터 2000년까지 18년간 해태(KIA의 전신) 감독직을 맡았다. 2002년 LG를 맡았던 김성근 감독이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그치자 경질된 사건은 성적지상주의에 사로잡힌 프로구단의 전형적 예다.

외국 역시 감독의 목숨은 성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을 역임했던 알렉스 퍼거슨은 지난 시즌까지 무려 27년간 오로지 맨유에서 감독직을 수행했다. 하지만 후임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단 300일도 채우지 못하고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현역 감독 중 1996년부터 아스널 감독으로 재직 중인 아르센 웽거가 최장수 감독이다. 하지만 모예스 전 감독을 비롯해 올시즌 리그에서 중도하차한 감독은 꼭 절반인 10명이다.

한편 국내 프로 스포츠 현역 감독 중 최장수 감독은 남자배구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이다. 신 감독은 1995년 9월 삼성화재 창단 감독으로 자리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물론 창단 후 17번의 우승이라는 위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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