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서편제’ 배우 마이클 리 “진정한 소리 찾는 과정 나와 닮았죠” [스타인터뷰]

입력 2014-04-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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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대사 첫 도전 “비판도 감사”… 상대역 대사·노래 귀 기울여 최대한 자연스러운 몸짓하려 노력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사진=블루스테이지)

브로드웨이 출신 뮤지컬 배우가 한국 무대에 섰다. 그리고 그는 2014년 세 번째 막을 올리는 창작뮤지컬 ‘서편제’를 선택했다. 이 조합 자체만으로 특별한 무대다. 그 무대의 주역은 뮤지컬 스타 마이클 리(40)다.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남다르다. “영화 ‘서편제’는 물론, 초연 당시 뮤지컬 ‘서편제’도 봤어요. ‘서편제’라는 작품 그리고 동호라는 인물을 무척 좋아해요.”

▲뮤지컬 '서편제'에서 동호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리.(사진=오넬컴퍼니)

재미교포 출신의 마이클 리는 우리에게 고전으로 남은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서편제’에서 동호 역을 맡았다. 극중 동호는 소리꾼 유봉의 양아들로, 유봉(서범석ㆍ양준모)과 송화(이자람ㆍ차지연ㆍ장은아)와 함께 진정한 소리를 터득하기 위해 전국을 떠돈다. 그러나 대중가수를 꿈꾸던 동호는 유봉과 갈등을 빚다 결국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난다. 여기에서 마이클 리는 송화, 유봉과 함께 북채를 잡고, 신명 나는 소리 장단을 맞추는가 하면, 록 가수로 변신해 찌를 듯한 가창력을 선보인다. 원작이 가진 특유의 묵직함만을 상상한 관객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과 맞닥뜨린다. “‘서편제’가 동양적 소재의 뮤지컬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언어적 장벽만 있을 뿐이지, 줄거리와 메시지, 구성은 외국인 역시 충분히 좋아할 만하답니다.”

▲뮤지컬 '서편제'에서 동호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리가 넘버를 선보인다.(사진=오넬컴퍼니)

마이클 리가 동호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대내외적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특히 그간 국내 무대에서 선보여온 ‘노트르담 드 파리’, ‘벽을 뚫는 남자’ 등 송스루 뮤지컬(Song-Throughㆍ멜로디 라인으로만 구성된 장르)과 달리 이번 ‘서편제’를 통해 한국말 대사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비판은 예상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요. 직접 보러 오신 분들이 해 주시는 말씀이기에 무척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한국어 의사소통에 서투른 마이클 리였다. 그러나 막상 무대에 선 마이클 리는 인물 내면의 한(恨)을 표현하면서도, 관객에게 특유의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했다. “저 역시 배우로서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동호와 닮아 있다고 느꼈어요. 이 작품은 제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말하는 것 같아요.”

▲뮤지컬 '서편제'에서 동호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리.(사진=오넬컴퍼니)

동양인이 거의 없는 미국에서 나고 자라나 스탠퍼드 의대 재학 중이던 마이클 리는 의사의 길을 걷기 바라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1995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투이 역으로 뮤지컬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989년 런던 초연 ‘미스 사이공’의 킴 역을 통해 전설적 스타가 된 레아 살롱가와 2001년 파트너 호흡을 맞추기도 한 실력파 마이클 리에게 ‘서편제’는 또 다른 도전이다. “도전이 너무 쉽다면 할 만한 가치가 없지요. 비록 제게 어렵지만, 도전은 더욱 저를 성장시킬 것이라 믿어요. 성공했을 때 만족감도 더 크고요.” 한 번이라도 그의 무대를 경험한 관객이라면 자연스러운 몸놀림과 풍부한 성량, 진중한 그의 노랫소리에 박수를 쏟아내기에 주저함이 없다. “무대 위에서 항상 상대방의 대사와 노래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거기에 반응해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려고 하죠. 실제 생활에서도 저는 잘 들으려 하는 사람입니다.” 따뜻함이 내재된 마이클 리의 목소리가 유독 아름다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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