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유망 중소기업 발굴 '러시'
국내증권사들이 선진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기업금융(IB) 업무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상 IB가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코스닥 등 중소기업 시장의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가 활기를 띄면서 이들 업체를 집중 공략하기 위한 국내증권사들의 자리다툼도 치열해 지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 대상 IB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교보증권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5월 최명주 사장이 취임한 이후 위탁매매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혁신형 중소기업 IB'라는 틈새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이노비즈 IB센터'를 설립,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혁신형 중소기업 발굴에 나섰다. 또 국내증권사 최초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본부를 신설했고, IB 업무 담당 직원을 대폭 늘리는 등 공격적인 조직 개편을 시도했다.
그 결과 교보증권은 작년 한해 기업공개(IPO) 등록 건수와 승인 건수에서 모두 선두권을 차지했고, 총액인수 유상증자 건수도 총 6건(39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교보증권 김철우 홍보팀장은 "국내증권사들이 이익의 10% 가량을 IB 분야에서 창출하고 있는 것에 비해 교보증권은 30%를 창출하고 있다"며 "최근 리서치센터도 IB지원 업무를 강화하는 등 IB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시장의 관심으로 모으고 있는 바이오·지능형 로봇 등 차세대 산업 공략이라는 한단계 더 특화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한국바이오벤처협회가 주최한 '코스닥 예비심사를 준비하는 바이오 CEO 클럽' 행사를 후원하고, 6곳의 장외 바이오기업과 IPO 주간사 계약을 체결했다.
올 3월에는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로봇산업의 재무컨설팅과 기업 자금 유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로보틱스연구조합이 주관하는 '로봇 CEO 클럽' 행사를 후원한데 이어 올 10월 대대적인 '로봇주간'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차세대 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 가운데는 아직 비상장 업체가 많은 만큼, 향후 기업공개와 각종 채권 발행 등 각종 IB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밖에 현대증권도 기존 IPO 업무를 강화해 중소기업을 위한 자금조달 등의 컨설팅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도 이노비즈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 등을 통해 중소기업 IB를 늘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한투자증권도 중소기업 맞춤형 IB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작년 한해 국내증권사들의 중소기업 IB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신규 상장 기업 IPO 주간사 계약 건수(공모청약일 기준)를 살펴보면, 대우증권이 12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11건으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