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쇄신 칼 빼든 김창수 사장 경영색깔 내기 시작했다

성과없는 도쿄사무소 폐쇄…인력 1000여명 감축ㆍ임원 17명 퇴직 전보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조직 쇄신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임금을 동결한 데 이어 내부개혁에 맏형 격인 삼성생명이 선봉에 선 것이다.

김 사장은 업황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성과가 없는 도쿄사무소를 폐쇄하고, 임원 17명을 퇴직, 전보 조치하고 1000여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등 시장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취임 직후 해외 지역사무소와 지점을 시찰하면서 해외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라는 위상과는 다르게 삼성생명의 글로벌 성적표는 여전히 초라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해외에서 총 233억원(중국 121억원, 태국 11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삼성생명은 ‘삼성’이라는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관리통이자 해외사업의 경험도 풍부한 김 사장이 수익성 낮은 해외 사무소는 과감하게 폐쇄하고 성장 가능성 있는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에서 좋은 실적을 이끌었던 김창수 사장이 삼성생명으로 올 때부터 대대적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생명이 순이익 1조 클럽에서 제외되는 등 업황 불황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4~12월 9개월간 58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1조68억원과 비교하면 41.5% 줄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7% 감소했다. 작년 순이익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악화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김창수 사장의 ‘긴급조치’ 이자 ‘자기 색깔 내기’라고 해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창수 사장이 이례적 임원 인사와 함께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경영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며 “취임 이후 2~3년이 지나면 실적을 올리기 위해 조직 쇄신을 할 시기를 놓칠 수도 있어 초창기에 잡고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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