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보고 반해 용접봉 잡았죠”

입력 2014-04-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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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기능경기대회 용접 직종 홍일점 손지현씨

‘불꽃 사랑’에 빠져 용접봉을 잡은 미대생이 화제다.

올해 울산대학교 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손지현(23·사진)씨는 지난 9일 막을 올린 2014 울산 지방기능경기대회 용접 직종에 도전해 다른 참가자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지방기능경기대회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후원으로 14일까지 전국 98개 경기장에서 48개 직종에 8352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 중이다.

용접 직종 참가자 중 손씨는 유일한 여성 출전자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용접 분야에 인생을 걸게 될 줄 그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는 대학 2학년 때 용접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 일이 있었는데 그때 용접 불꽃을 보고 평생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털어놨다.

손씨의 지도교사인 김광암(47)씨는 “작품 때문에 용접 작업을 하려고 찾아왔는데 용접을 너무 좋아했다. 손재주도 남달라서 남자들도 6개월 걸리는 기능사 자격증 실기를 일주일 만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특수용접기능사 등 3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지방기능경기대회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용접 훈련을 한 지는 이제 4개월째다.

특수용접은 알루미늄, 티타늄 등 특수 금속을 다룬다. 잠수함 등 특수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기술로 남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분야다.

김씨는 “보통 대회에 도전하려면 2∼3년은 익혀야 하는데 손씨는 4개월 만에 대회에 참가해도 될 수준까지 올라섰다”며 “사흘간 계속 경기를 해야 하는데 오늘 한 것만 보면 전국기능대회에 출전할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국대회에 출전하려면 지방대회에서 입상해야 한다.

손씨는 “연습을 통해 실력이 느는 것을 보면 정말 즐겁다”며 “용접봉을 처음 잡았을 때 본 불꽃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는데 기능경기대회까지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용접 분야에서 최고의 기능인으로 인정받은 후 산업현장에서 용접을 가르치는 게 그 다음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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