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 거식증 등 각종 식이장애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생기는데도 남성들은 증상을 모르고 지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의학전문 언론들이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식이장애를 겪은 16∼25세 사이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들이 식이장애 증상을 인지하는데까지 여성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남성들은 칼로리 과다 섭취, 운동량 및 체중의 급격한 변화, 지속되는 식욕 감퇴 등 식이 장애에 따른 증상이 나타나도 이를 제때에 인지하지 못했다.
남성들의 식이장애 증상 인지가 늦은 것은 무엇보다 식이장애는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잘못된 편견 때문이다.
식이장애는 남성과는 관련이 없으며, 여성들만 겪는 이상 징후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조사한 남성들의 경우 예외없이 제때에 식이장애를 인지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의 가족이나 친구들 역시 식이장애 남성의 증상을 제때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들은 증상이 악화해 건강에 이상 징후가 명백해져서야 식이장애가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울러 식이장애를 알고도 의학적 도움을 받기까지도 남성들이 더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들은 식이장애를 확인하고도 어떻게 대처할지를 전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한데다, 식이장애 문제로 의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을 두려워했다.
아울러 여성들은 식이장애 문제에 대해 지인들을 통해 대처법을 서로 공유하는 경향이 있지만 남성들은 주변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거의 얻지 못했다.
이와 함께 상당수 남성들은 식이장애가 걸렸더라도 이 문제를 다른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식이장애 등 의학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하게 대처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