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대중골프장 사업 수주전
보일러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이번엔 골프장 사업에서 경쟁한다. ‘국가대표 보일러’, ‘업계 1위’ 등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골프장 사업 수주전에서도 양측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으로 김포공항 대중골프장 사업을 발주, 이달 안에 사업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경동ㆍ대보건설 컨소시엄, 귀뚜라미ㆍ롯데건설 컨소시엄, 금호개발 컨소시엄이 골프장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대보건설과 짝을 이룬 경동나비엔은 중소ㆍ중견기업만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라는 점을, 롯데건설과 손 잡은 귀뚜라미는 대기업 건설사의 안정적인 시공 능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골프장 건설과 20년간의 운영권을 갖게 된다.
3개 컨소시엄 중 경동과 귀뚜라미간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경동은 연 매출 200억원대가 예상되는 대중골프장 조성 사업에 대기업보다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참여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막판에 롯데건설과 손을 잡은 귀뚜라미 컨소시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경동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3개 컨소시엄 가운데 유일하게 중소ㆍ중견기업만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라며 “건설비용이 문제인데, 대기업 건설사가 뛰어들면 그린피(골프장 입장료)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귀뚜라미 측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발끈했다. 귀뚜라미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시공만 참여하는 데다, 컨소시엄 지분도 10%에 불과하다. 반면 귀뚜라미는 지분 50%로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골프장 운영도 담당하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ㆍ중견기업간의 경쟁 구도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귀뚜라미와 같은 재무 구조가 튼튼한 중견기업이 중심이 되고, 시공 능력과 책임 준공 측면에서 대기업 건설사가 참여하면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최근 경동 컨소시엄이 중소ㆍ중견기업 위주로, 귀뚜라미 컨소시엄이 롯데건설 주도의 대기업 컨소시엄으로 오도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동과 귀뚜라미의 이 같은 신경전을 보일러업계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사는 ‘국가대표 보일러’ 명칭을 두고 지루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귀뚜라미는 공정거래위원회에 4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2건 등 총 6건을 신고했고, 지난해엔 ‘국내 1등’ 광고 문구에 대해서도 공정위에 제소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