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감격시대' 절실한 작품 매일 신정태 꿈 꿔…내년엔 군대갑니다" [인터뷰]

입력 2014-04-0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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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세영 기자(photothink@)

“매일 신정태 꿈을 꿨다. 연기는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절실한 사람이 이긴다. 큰 깨달음을 얻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에서 김현중은 1930년대 상하이의 치열하고 날렵한 파이터로 분해 카리스마 있는 상남자의 매력을 뽐내며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과거 ‘꽃보다 남자’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줬던 달달하고 매너 좋은 꽃미남 이미지를 탈피하고 거친 면모를 드러내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나갔다. 약 4개월간 김현중이 투신으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지난 4일 저녁 김현중을 만나 드라마 종영 소감과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실감이 안 난다. 이 시간에 삼청동(서울 종로구)에 있다는 것이 낯설다. 낮에서 밤이 되는 시점이 가장 바쁜 시간이었고 꼭 찍어야 하는 신들이 있었다. 지금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이 신기하다. 작품을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그렇게 집중해서 할 자신이 없다. 재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느다란 실을 잡고 유지해온 것 같다.”

김현중은 주연으로서 그간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왔다.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 부담감도 작용했을 터.

“처음에는 부담됐다. 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 그 생각을 버리고 신정태가 되고자 했다. 신정태가 되니까 부담감이 사라졌다. 6회정도 때부터 신정태가 돼야겠다고 생각했고 8회 때부터 진짜 신정태가 됐던 것 같다. 대본에 나와 있는 내면 이외에도 여렸을 때부터 오늘날의 신정태까지 매일 생각했다. 그러니 신정태가 이해되더라. 나도 모르게 캐릭터에 빠져들어 눈물도 나고, 화도 났다. 극중 캐릭터처럼 증오가 쌓이니 몰입이 되더라.”

▲사진=장세영 기자(photothink@)

극 중 캐릭터의 성격 때문에 유독 싸움신이 많았다. 매회 거듭할수록 김현중은 1930년대 상하이를 주름잡는 투신으로 성장해나갔다. 그는 액션신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진짜 때렸다. 감정이 들어가니 주먹이 휘둘러지더라. 상대배우 얼굴을 실제로 때려서 너무 죄송했다. 액션 연기는 원 없이 한 것 같다. 사실 액션하면 그냥 상대배우와 합을 맞추고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액션신 속에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주먹 하나하나에 감정을 싣고 사랑을 싣고 하다 보니 ‘액션도 연기구나’, ‘이것을 액션연기라고 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감격시대’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출연료 미지급으로 가슴앓이 하고 있는 배우들이 있다. 작품이 중반부를 넘어섰을 때 출연료 미지급 논란이 일었고 스태프들이 촬영을 일시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그때는 미동도 없이 더 가만히 있었다. 자꾸 힘든 상황 때문에 신정태라는 역할을 놓게 될까 봐 꽉 잡고 있었다. 대기 시에도 명상하면서 다음 신을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집중력이 없었다면 그 정도의 영상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선생님과 동료배우에게 감사하다. 엄청난 풍파가 있었는데 군소리 없이 하루 이틀 대기하면서 이겨냈다. 그만큼 자신의 캐릭터를 모두 사랑했던 것 같다.”

▲사진=장세영 기자(photothink@)

힘든 상황은 김현중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배우로서 이를 악물고 어떻게든 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어넣어 줬고,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연기에 대한 간절함이 그를 더욱 성장시켰다.

“정말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감격시대’로 인정을 못 받으면 더 이상 연기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문득했다. ‘감격시대’ 출연진을 잘 만나서 내가 살았던 것 같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교류도 많이 했다. 마지막 신에서 방삼통이 안전지대로 지정됐는데 내 마음이 벅찼다. 꼭 내가 지켜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후에 ‘여기는 방삼통이 아니라 용인(경기 촬영장)이지’라고 생각하면서 나왔다.(웃음)”

극 중 김현중은 진세연과 임수향 두 여인의 첫사랑이었다. 극 중 신정태는 진세연을 택했지만 실제라면 누구를 선택했을까.

“옥련(진세연)이다. 임수향은 강하다. 털털하고 좋지만 극중 가야의 사랑보다 옥련이의 사랑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가야와 사랑을 하고 싶지는 않다. 서로 애증관계다. 애증이 무서운 거구라를 느꼈다.”

김현중에게 있어 ‘감격시대’는 연기력논란이 없었던 첫 작품이다. 이에 따라 ‘감격시대’가 김현중에 갖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았다.

“제목대로 되나 보다. 나에게 있어 ‘감격시대’는 ‘감격’이다.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될 것 같다. 더 갈고 닦아야 하는 시기다. 평소에 이런저런 감정을 겪어보고 내안에 쌓아놓아야겠다. 현장을 제대로 느끼는 배우가 연기를 제일 잘 한다. 옛날에는 대본만 죽어라 팠다. 상대방이 무슨말을 하던 때 되면 대사만 던졌다. 지금은 아니다. 깨달았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화나면 슬픈 감정을 담아 대사를 읊으면 되더라. 앙상블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사진=장세영 기자(photothink@)

작품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김현중은 당분간 휴식기를 가지며 음악에 열중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발매될 음반녹음 작업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앨범은 6월에 나올 예정이다. 군대 역시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군대는 확실히 내년에 간다. 늦게 가서 일찍 간 사람들에게 미안한 것도 있고, 내가 봐도 싫을 것 같다. 내가 직업을 유지하려고 미루고 미뤘던 것이라 질책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내년에는 당당히 갈 것이다. 군대 가기 전에 작품을 하나 더 하고 싶다.”

김현중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욕심을 보였다. 특정한 캐릭터에 대해 묻자 JTBC ‘빠담빠담’의 정우성이 맡은 양강칠 역할을 지목했다.

“캐릭터가 좋았다. 진짜 있을 법한 이야기라 이해가 됐다. ‘진짜 아프면 저럴 수도 있구나’ 싶었다. 어떤 좋은 대본이 들어와도 내가 이해가 안 되면 못하는 편이다.”

김현중은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것에 대해 만족했다. 타인으로 살면서 사랑도 해보고 슬픈 감정도 느끼고 연애도 하면서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대리만족했다.

“직업상 연애도 제대로 못 한다. 내가 누구에게 복수를 하겠느냐. 다 참고 지낸다. 그러나 작품에서만큼은 내 감정에 대해 마음껏 표출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사진=장세영 기자(photothink@)

김현중은 한류스타로 한류를 몸소 체험하고 있는 만큼 한류에 대한 자기생각도 언급했다. 그는 할리우드 시장을 빗대어 한국역시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한류붐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렇게 가면 한류가 꺾이지 않을까 염려된다. 중국의 영상미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우리도 미디어와 영상기술 등을 발전시켜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김현중은 배우로서 한 번 더 성장하고자 노력 중이다. 매 순간이 연기수업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고 평소에 하는 사소한 행동, 상황 등을 기억하고자 애쓴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방송음악보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 했다. 작은 공연장에서 소통하는 콘서트 음악을 원하는 것. 그가 앞으로 브라운관과 공연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와 관객을 만날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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