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20세에 스타가 된 이유는?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4-03-28 11:27수정 2014-03-2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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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기자 ‘심은경’으로 승부하고 싶어”

“어리고 많이 부족한 제가 큰 상을 받게 돼 감개무량하고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나 혼자 받은 상이 아니라 나문희, 박인환 선생님 포함 모든 스태프와 받는 상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상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연기하는 좋은 배우가 되겠습니다.”

지난 19일 열린 ‘2014 춘사영화상’ 시상식에서 전도연, 김영애, 엄정화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영화 ‘수상한 그녀’로 여자 연기상을 수상한 심은경(20)의 수상 소감이다. 그 수상 소감을 들으며 떠오른 것은 2008년 8월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ETPFEST 2008’에서 서태지 공연을 보고 좋아하던 14세 소녀 심은경이었다. 심은경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서태지 공연을 보고 싶다기에 연기자 이하나 등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다 서태지 음악이 왜 좋으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나는 서태지씨가 활동할 때 태어나지도 않은 10대지만 획일적인 음악과 확연히 다른 서태지씨 음악이 정말 좋다. 나에게 오늘 공연은 신비 그 자체였다. 서태지씨의 음악이 나오자마자 그냥 흥분됐다. 연기를 하는 데도 오늘 공연은 많은 공부가 됐다. 관객을 압도하는 서태지씨의 노래와 무대매너를 보면서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연기로 감동을 주는 연기자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였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대답이었다. 그 대답을 들으면서 심은경이라는 아역 스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14세의 당찬 이 아역 스타는 이제 영화계와 방송계에서 주목한 성인 스타로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아역 연기자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있으면 계속 아역을 하게 되고 시청자나 관객들은 아역 심은경으로 계속 기억할 것 같아요. 제 연기에 대해 떨어져서 전반적으로 생각해 보고 아역 이미지에서 벗어나 앞으로 성인 연기자로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제 ‘누구 누구의 아역’이 아닌 연기자 심은경으로 승부하고 싶어요.” 그녀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직전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유학을 다녀와 ‘수상한 그녀’ 영화 한 편으로 ‘누구 누구의 아역’이 아닌 연기자 심은경이라는 성인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강렬하게 심으며 충무로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몸은 20대, 정신은 70대인 연기를 하기 힘든 ‘오두리’라는 캐릭터를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코믹하게 연기한 심은경에 환호했다. 86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대박을 터트렸다.

심은경은 이제 아역 이미지를 확실하게 벗어난 성인 연기자로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그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급변하는 연예계에서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와 실천 그리고 빼어난 연기자로서의 성장 전략이다.

아역에서 성공적 연기자로 전환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가장 큰 어려움은 대중에게 각인된 아역 이미지를 탈피하며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로 전환하는 것과 성인 연기자로서 걸맞은 연기력을 갖추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어머니의 권유로 연기학원에 등록했다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심은경. 그녀는 ‘대장금’ ‘단팥빵’ ‘태왕사신기’‘황진이’ ‘태양의 여자’ ‘불신지옥’‘헨젤과 그래텔’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아역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최고의 아역 스타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2009년 방송된 4부작 미니시리즈 ‘경숙이 경숙아버지’에서의 연기는 연기자로서 심은경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6·25전쟁 전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심은경은 아버지의 사랑과 보살핌 없이 어른스럽고 악착같이 살지만 끝없이 부모의 사랑에 허기를 느끼는 열세 살 소녀 경숙을 살아움직이게 한 그리고 시청자에게 진정성으로 다가가게 한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 때문에 최고 연기력을 가진 아역 스타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그녀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성인 연기자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작품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점차 나이를 넓혀 가는 배역을 맡아 관객과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심은경을 수용하게 했다.

강렬한 이미지의 아역 스타들은 성인 연기자로서 전환을 제대로 하지 못해 노출 심한 충격요법을 쓰거나 5~6년의 공백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성공한 배우가 많지 않다. 심은경은 작품에서의 배역 나이를 자연스럽게 늘려 나가면서 한편으로 유학을 통해 길지 않은 대중과의 단절을 한 뒤 성인 배역을 맡아 연예계에 돌아왔다. 가장 성공적 성인 배우로의 전환을 꾀했다.

아역 스타의 꼬리표를 떼고 성인 연기자의 본격적 행보를 시작한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심은경은 빼어난 성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것도 소화하기 힘든 20대 육체에 70대 정신을 가진 오두리역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혼신의 연기를 펼쳐 보였다. 노래에서부터 연기에 이르기까지 심은경의 존재감이 강렬하게 드러났다.

물론 성인 연기자로 성공적 첫발을 뗀 심은경이 앞으로 스타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과 다양한 성인 배역을 통한 팔색조 연기자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아역 연기자 때나 성인 연기자로서 성공적 변신을 꾀한 요즘에나 한결같이 심은경은 말한다. “대중음악계에 서태지씨가 큰 혁명을 일으켰듯 저는 연기로 서태지씨처럼 큰 영향을 줬으면 해요. 초심을 잃지 않는 연기자가 되고 싶고 제가 어린 데다 연기를 논할 위치가 아니지만 연기로서 시청자와 관객들을 감동시키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감동을 주는 연기야말로 훌륭한 연기인 것 같아요.” 그 말을 연기 속에 실천한다면 성인 연기자 스타 심은경은 관객과 시청자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그녀의 화려한 성공시대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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