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스포츠 마케팅]'스포츠의 해'…‘완판선수’ 모셔라

입력 2014-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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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女帝 3인방’ 품은 KB, 3000억 예금 ‘완판’

“소치올림픽에서 브라질월드컵까지”

지난 2월에 열린 동계올림픽과 6월에 열리는 월드컵, 10월에 개최되는 아시안게임까지 3달에 한번 꼴로 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펼쳐진다. 가히 ‘스포츠의 해’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스포츠 행사의 시장 규모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림픽 마케팅 시장규모는 매년 수직 상승해 현재 10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이 처럼 올해 스포츠 이벤트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지면서 금융권의 스포츠 마케팅 열기 또한 뜨겁다.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마케팅 최대 수혜자는 단연 KB금융그룹이다. 김연아 선수와 지난 2006년부터 9년째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탓에 수백억원 가량의 홍보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빙상 여제 이상화 선수와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 선수와도 후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치올림픽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실제 국민은행이 지난 4일 출시한 KB트리플빙상여제 정기예금은 7영업일만에 3000억원의 한도가 전액 소진돼 조기 마감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경쟁사인 하나·신한금융그룹은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사안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는 하나은행은 앞서 국가대표 평가전을 통해 자사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초당 방송 광고 비용이 수백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수십억원의 마케팅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면 이 같은 홍보효과는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필승코리아적금’ 등 관련 상품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리는 17회 인천아시안경기대회 공식 후원사다. 지난해말 신한은행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와 공식 후원계약을 체결하고 대회공식후원명칭과 대회마크 사용, 선수번호판 광고, 경기장 A보드 광고 등의 권리를 획득했다.

아시안경기대회에는 선수와 취재진만 45개국 2만여 명이 참석한다. 관광객도 20여 만명이 달하는 것으로 대회 조직위는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구 40억명에 달하는 아시아 국가들에 경기가 중계되면서 간접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국내 방송 중계로 수십억원의 마케팅 효과는 물론 아시아지역에 신한은행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더 없는 기회다.

이같은 빅3 스포츠 행사 뿐만 아니라 스포츠 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홍보 효과를 거두는 금융회사도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선수의 활약으로 농협은행은 이른바 ‘류현진 효과’가 빛을 발했다.

류현진 선수를 내세운 예·적품 상품은 조기에 판매가 완료됐다. 지난 1월에 출시된 ‘2014 NH 류현진 정기예·적금’은 예·적금을 합쳐 2000억원 한도로 출시됐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기에 한도가 3000억원으로 확대됐고 이 역시 3월 들어 한도가 소진됐다.

농협금융은 야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고 메이저리그에서의 류현진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만큼 향후 2년간 류 선수를 통한 농협은행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금융사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 마케팅은 비용대비 마케팅 효과도 크고 갈수록 고객 유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잠재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스타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다. 선수가 착용한 의류 등에 후원 기업의 로고 등이 노출돼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에 직결된다.

실제로 김연아 선수의 경제적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벤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산업본부가 한양대 스포츠산업ㆍ마케팅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연아의 경제적 가치는 약 5조2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김연아는 오심 논란 속 값진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6조원 가량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스포츠마케팅은 일반기업 위주였지만 광고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제는 금융권에서도 집중하고 있다”며 “후원선수 등이 우승한다면 그 효과는 일반 TV광고와 비교해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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