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엉터리 증자신고에 정정명령 '제동'

상장기업들이 유상증자를 위해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에 대해 감독당국이 잇따라 정정명령을 내리면서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명령으로 지난달 유가증권 상장사 고제를 비롯, 코스닥 상장사 가드랜드, 팬텀, 씨피엔 등이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유가증권신고서는 20억원(신규 상장 10억원) 이상의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을 발행하려는 기업이 발행내용 및 기업내용을 공시해야 하는 서류를 말한다. 신고서는 금감원의 심사를 거쳐 유상증자의 경우 일정기간(일반공모 및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10일, 주주배정 및 제3자배정 7일)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 투자자들로부터 청약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금감원은 심사 과정에서 신고서 형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기재해야 할 중요사항이 누락되는 등 부실하면 정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때 신고서에 대한 효력 발생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다시 산정된다.

따라서 상장사들이 금감원의 정정명령으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신고서 효력 발생이 늦어지면서 청약일 등 발행 일정이나 자금조달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제는 두일인베스트먼트 등 42명을 대상으로 한 320만5114주(발행가 4680원, 발행금액 150억원) 3자배정 유상증자를 위해 지난달 3일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신고서에 대해 두 차례에 걸친 정정명령을 내림으로써 신고서 효력이 발생하지 않아 당초 지난달 12일로 잡혔던 청약일이 4월20일에서 5월3일로 연거푸 연기되고 있다.

가드랜드도 상황이 비슷하다. 조한언씨 등 14명을 대상으로 520만주(발행가 960원, 발행금액 50억원) 3자배정 유상증자를 위해 지난 3월3일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납입일이 3월13일→3월17일→4월11일→4월24일→5월8일로 늦춰지고 있다. 신고서에 대한 금감원의 잇딴 정정명령이 주된 원인이다.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도 예외는 아니다. 씨피엔은 1200만주(예비발행가 790원, 발행금액 95억원)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위해 지난 3월28일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지난달 7일 자진정정에 이어 지난달 19일 정정명령에 따른 신고서 제출로 납입일이 당초 5월23일에서 6월7일→6월20일로 연기됐다.

팬텀은 오는 26일을 납입일로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200만주(현재 1차발행가 1만6050원, 발행금액 321억원) 유상증자를 위해 지난달 4일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정정명령으로 지난달 21일 다시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