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배제되는 금융공기업 인사

입력 2014-02-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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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금융사고에 부정적 여론…권선주 기업은행장·이덕훈 수은행장 등 민간출신 잇따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내정자
관료 출신이 독점하던 금융공기업 수장 자리에 민간 출신 인사가 속속 자리하고 있다. 재무부 출신 관료를 칭하는 모피아(재정경재부+마피아)가 정부 산하 금융기관의 수장 자리를 꿰차던 그간의 관행이 점차 깨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금융사고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정부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한 인사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일 신임 수출입은행장으로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을 내정했다. 당초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유력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한 부담으로 이 전 행장이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 행장 자리는 그동안 기재부 출신 관료가 독점하다시피 했다. 전임 김용환 행장을 포함해 김동수, 진동수 전 행장들도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또한 초반 차기 수은 행장으로 거론되던 인물들도 이석준 기재부 제2차관, 추경호 기재부 제1차관 등 기재부 출신이 주를 이뤘다.

최초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역시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에 내부 출신인 권 행장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은행 출신 행장을 원하는 기업은행 내부는 물론 정치권 등에서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정부는 권 행장과 허 전 대사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권 행장을 기업은행장으로 낙점했다.

기업은행장도 김승경 전 행장과 전임 조준희 행장 이전까지 관료 출신이 행장 자리를 차지해 왔다.

이에 아직 공석인 손해보험협회장 자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 내정설이 힘을 받고 있지만 낙하산 인사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부가 또 한번 깜짝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손보협회장 자리는 문재우 전 회장이 지난해 8월 퇴임한 이후 6개월 동안 감감무소식이다. 협회는 민간 조직이지만 정부와 의견 조율을 해야하는 등 대관 업무가 많은 탓에 그간 재무부 출신 관료가 독점해 왔다.

지난 2010년 취임한 전임 문재우 회장을 비롯해 이상용, 안공혁 전 회장도 재무부 정통 관료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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