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 기름유출 차단, 쌍둥이 해경 ‘일등공신’

입력 2014-02-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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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해경청 소속 이석형·순형… 정확한 쐐기작업 유출량 줄여

▲지난 15일 부산 앞바다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화물선에 투입돼 맹활약한 이석형(형·왼쪽), 이순형(동생·오른쪽)쌍둥이 해경.
지난 15일 부산 앞바다의 기름이 유출되는 화물선에 투입돼 맹활약한 남해해경청 소속 쌍둥이 형제, 이순형(36·왼쪽) 경사와 이석형(36) 경장이 화제다.

18일 남해해경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께 각자 긴급출동 지시를 받고 현장에 나간 쌍둥이 형제는 사고로 배에 구멍이 뚫리며 벙커C유가 유출되던 화물선 ‘캡틴 반젤리스호’ 위에서 만났다.

서로 소속은 달랐지만 이들의 공통 임무는 기름이 흘러나오는 부위를 틀어막아 유출을 최소화하는 것. 배 왼편 8m 높이에는 가로 20㎝ 세로 30㎝의 구멍이 나 있었고 이곳에서 벙커C유가 유출되고 있었다.

해양구조 전문가인 동생은 즉시 선배 신승용(42) 경사와 함께 로프 하나에 의지한 채 기름 유출 부위로 내려갔고 폭파 전문가인 형은 구멍을 막을 쐐기를 만들기 위해 배 갑판에 남았다.

유출을 막으려면 원뿔 모양의 쐐기를 구멍 모양에 맞게 변형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프에 매달린 대원이 필요한 쐐기 모양을 설명하면 갑판 위 대원이 설명을 정확히 이해하고 맞는 모형을 만들어 내야 한다.

특히 이날 사고 부위는 선체가 찢어진 듯한 모습으로 불규칙해 쐐기 만들기가 변수로 떠올랐다. 쌍둥이의 활약은 여기서 빛을 발했다. 동생이 “내 검지 두 개 만한 크기로 쐐기를 만들어 달라”고 말하자 형은 자로 잰 듯 원하는 크기로 쐐기를 만들어 공급했다. 또 형제는 간단한 제스처와 표정만으로도 정확한 의사를 주고받을 수 있어 작업 속도와 효율을 높였다.

이 경사는 “내 안전이 걱정된 형이 배 위에서 수시로 로프를 점검해 준다는 것을 알았기에 든든하게 믿고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형이 정확한 형태의 쐐기를 공급해줘 기름 유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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