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7시가 조금 넘으면 퇴근한다. 점심시간 1시간을 빼면 약 9시간을 근무한다.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오전 11시 40분까지 상사에게 제출하고 동료와 공유할 문서를 작성한다.
점심을 먹은 오후 1시∼3시에는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검색한다. 오후 4시 30분까지 부서 회의를, 5시 40분까지 보고를 하고 나면 어느덧 퇴근할 시간이다.
14일 한국생산성본부가 직장인 473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발간한 '스마트 엔터프라이즈와 조직 창의성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이 전체 업무시간 중 문서작성에 투입하는 시간이 29.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정보검색·수집(22.3%), 검토·의사결정(19.7%), 회의(16.2%), 보고(12.7%) 순으로 업무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를 작성하고 정보를 검색하거나 수집하는 데에만 업무시간의 절반 이상(52.0%)을 소비하는 셈이다.
한 달에 6건 이상의 기획·제안·발표 문서를 작성하는 직장인이 23.6%를 차지했으며, 매달 10장이 넘는 보고서를 만드는 직장인(21.6%)도 있었다.
직장인 5명 가운데 1명(22.2%)은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시간은 30분 미만(0.7%), 30분∼1시간 미만(9.2%), 1시간∼2시간 미만(12.2%), 2시간 이상(0.9%)이었다.
이 보고서를 저술한 손정민 전문위원은 "기업에서 문서작성은 의사소통과 정보 기록을 위해 필수적인 활동이지만 지나치게 빈번하거나 많은 양의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들은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업무 관행으로 회의 효율화(50.8%)와 문서작성 간소화·표준화(49.0%)를 꼽았다. 반면 메신저·SNS·인터넷 사적 활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직장인은 10.8%에 불과했다.
근무시간 중 개인적인 용도로 모바일 메신저나 SNS를 사용하는 시간은 30분∼1시간(33.0%)이 가장 많았다. 1시간 이상을 사용하는 직장인도 22.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손 전문위원은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근무시간 중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근무시간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알람이 있을 때마다 업무가 단절된다"며 "직장 내 모바일 메신저와 SNS 관련 지침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국내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473명을 설문하는 방식으로 시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7%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