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튈라’ 몸 사리기 … 탐방 코멘트 자제 엄명도
어닝시즌에 증권사 리서치센터 분위기가 흉흉하다.
구조조정 1순위로 떠오른데다 CJ E&M 불공정 거래 여파로 함구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CJ E&M 사건은 지난해 10월 회사 관계자가 실적이 않좋을 것이란 사실을 일부 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들에게 귀띔해주면서 불거졌다. 이를 안 애널리스트들은 몇몇 기관투자가들에게 정보를 흘렸고, 기관투자가들은 CJ E&M 주식을 팔아치웠다. 내부정보를 미리 취득해 주식을 매매한 사실이 알려지자 자본시장 조사단은 관련자들을 줄소환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증권사들은 섹터 애널리스트들에 대해 입단속에 나섰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4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돼 어느 때보다 기업 탐방 콜이나 코멘트를 활발하게 낼 시기지만 사내에서 개인의 의견이라고 기관들에게 얘기하라는 엄명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역시 “의례적으로 기업을 탐방을 다녀와 전달하는 내용도 문제가 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코멘트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내부지침이 내려왔다”며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자격 박탈이나 징계를 당한다는 소식까지 들려 분위기가 안 좋다”고 전했다.
증권업황 침체로 구조조정 부서 1순위로 떠오른 리서치센터 측면에선, 이번 사건이 엎친데 덮친 격인 셈이다.
리서치센터 고위 관계자는“구조조정 등으로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안 좋은데 이번 사건까지 불거져 힘든 어닝 시즌을 보내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들도 이번 기회를 타산지석 삼을 필요가 있지만, 그동안 관행을 불공정 행위라고 확대 해석 하는 분위기속에 리서치센터를 떠나는 애널리스트들이 늘어 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리서치센터가 매너리즘에서 벗어나는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한편 거래부진과 업황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전년 대비 9% 줄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연초 기준 62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총 1321명으로 1년전인 지난해 초와 비교해 132명(9%)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