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지분 전량 매각하고 미국 출국…사실상 효성 경영에서 손 떼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일 효성은 조현문 변호사가 보유주식 12만1058주를 지난 14, 15일 양일에 거쳐 각각 8만4058주, 3만7000주씩을 전량 매도해 보유지분이 0.34%에서 0%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조 변호사의 아들인 조재문 군 역시 지난 14일 보유주식 9880주(0.03%)를 모두 팔아 보유지분이 0%로 변경됐다.
처분 규모만 93억원 가량으로, 보유지분을 전량 정리하며 사실상 그룹과의 인연을 모두 끊은 셈이다. 현재 효성은 조석래 회장이 10.3%, 장남 조현준 사장이 9.85%, 3남 조현상 부사장이 9.06%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조 변호사가 효성 중공업부문 부사장일 당시만 해도 조현준 사장, 조현상 부사장과 함께 나란히 효성 지분 7%(252만1058주) 가량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조 변호사는 지난해 2월 부사장직을 사퇴하며 보유지분 240만주를 골드만삭스를 통해 처분했다. 그리고 법무법인 현의 고문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사임 당시 후계 경쟁을 두고 빚어진 형제간 갈등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후 조 변호사는 효성도요타 등 계열사 4곳을 상대로 회계장부열람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잇따라 소송을 제기해 그룹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변호사가 효성을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은 대부분 중재 단계의 수준에서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주식매도로 조현문 변호사는 효성 경영에서 완전히 멀어진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미국 하버드 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했다. 지난 1999년 전략본부팀장으로 입사하며 경영에 참여해 효성중공업 부사장에 올랐으나 지난해 지분을 대량 처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9월 효성그룹 비리 의혹 수사로 조 회장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기소유예 결정을 받았다. 조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은 불구속 기소됐다. 조 변호사는 자신에 대한 검찰 조사가 마무리되자 최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