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낙농업 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축… 목장형 유제품 산업

입력 2013-1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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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7

시간이 갈수록 국내 시장에서 백색시유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치즈와 발효 유제품의 소비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유에 비해 영양분이 10배나 많은 치즈나 발효 유제품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친환경 목장형 유제품을 상품화하여 높은 소득을 올리는 농가들도 하나둘 생기고 있다. 젖소를 사육하고, 자체 생산한 원유를 이용한 2차 가공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며, 농장 체험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다. 농촌창조경제의 핵심인 6차 산업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유제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본 연구 사업을 시작했다.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유제품 개발 및 상품화를 통한 농가소득 극대화가 목적이다.

▲시대에 잘 어울리는 친환경 목장형 유제품

목장형 유제품 상품화 사업은 ‘다품목 소량 생산’이 가능해 질 좋고 특별한 제품을 원하는 현대 소비자의 식문화에 적합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생산자 소비자 간 직거래로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3개 농가는, 목장을 운영하며 VIP유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이 분야 대표 농가들이다. VIP유제품이란 일반유제품에 비해 사육단계 HACCP, 유기축산 등으로 생산한 프리미엄 원유로 만든 치즈나 요구르트를 말한다. 원유 함유량이 99% 이상으로 70~80%인 일반 유제품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영양과 품질이 뛰어나다. 여러 목장의 원유를 혼합하여 만든 대기업 제품과는 품질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본 연구사업은 VIP를 뛰어넘어 VVIP유제품을 성공적으로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VVIP유제품이란 기존의 VIP 목장형 유제품에 지역의 특화된 특산물을 활용하여 만든 제품이다. 대기업에서 내놓은 딸기, 포도, 바닐라 요거트 등도 과일을 첨가했지만 향만 넣었거나 양이 너무 적다. 본 사업에서는 지역의 특산물을 제품에 실제 첨가함으로써 맛과 영양을 극대화시켰다.

▲지역특산물을 넣어 유제품을 완성하라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3개 목장은 하네뜨치즈(대표 장미향, 경기 파주), 유레카(대표 김수영, 전남 영광), 금와(사진ㆍ대표 안상섭, 경함 하동)다. 모두 생산(1차), 유제품가공(2차), 농촌체험(3차)산업까지, 농촌 창조경제의 핵심인 6차 산업을 몸으로 실천하며 연간 5억 원 이상 농가수익을 올리고 있는 선진 농가들이다.

이 3개 농장이 본 연구 사업에 참여한 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3개 목장 모두 ‘한국목장형유가공연구회’ 회원으로, VVIP유제품 생산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상품화 모델 연구에 뜻을 같이 해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하네뜨치즈목장은 포천의 ‘블루베리’와 ‘홍삼꿀’을 이용했고, 유레카 목장은 전남 영광의 해당화잎을, 금와목장은 경남 하동의 녹차 등을 이용했다.

현장에 접목된 VVIP유제품 생산기술은 추가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기존의 설비로 생산이 가능하다. 품질 좋은 지역의 특산물을 설비에 투입하는 기술만 연구진을 통해 전수받으면 된다. 계획대로 진행만 된다면, 시중 제품들과 차별성을 두는 동시에 지역특산물의 브랜드화로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남에게 없고 나에게 있는 것, 차별화로 시장을 선점하라

경기도 포천의 하네뜨치즈는 장미향 대표가 현재 한국목장형유가공연구회 회장직을 맡고 있을 정도로 치즈 개발에 여정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사업을 통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블루베리 요구르트와 홍삼꿀 요구르트 제품, 허브를 이용한 발효버터 개발해 냈다. 개발 제품들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전남 영광의 유레카 목장은 전남 최초로 젖소목장 사육단계 HACCP 인증과 친환경 축산물 인증을 받아 발효유와 자연치즈를 생산해 생협이나 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판매해온 지역 대표 농장이다. 본 연구사업을 통해 지역 특산물인 해당화 잎을 첨가해 맛과 향이 뛰어난 고다 치즈를 비롯해 스트링치즈, 발효버터, 까망베르 치즈 등 다양한 치즈를 만들어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면서 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경남 하동의 금와목장은 지역의 대표 특산물인 녹차를 첨가해 자연 치즈를 개발했다. ‘치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신제품을 소개하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유제품 생산과 체험농장 운영, 소득 20%를 더 높여준다!

본 사업에 참여한 3개 목장의 농가수익은 크게 원유판매, 목장형유제품 판매, 체험프로그램 판매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가지 중 원유판매를 줄이고, 대신 신제품 개발을 통한 목장형 유제품과 체험프로그램 판매 증대를 목적을 하고 있다.

현재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제품 개발 사업은 아직 100% 완성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반응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레카 목장의 해당화잎 고다치즈나 하네뜨 치즈의 홍삼꿀 요구르트는 아직 선점된 제품이 없어 차별화를 통한 상품성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 사업에 참여한 3개 농가는 기존에 이미 낙농업을 통해서 연간 5억 원 정도의 농가수익을 올리고 있었고, 목장형 유제품 및 농촌체험사업을 추진함으로 추가적으로 1억 정도의 소득이 향상됨에 따라 농가소득이 20%이상 향상되었으며, 현재의 성장속도가 유지될 경우 유제품 및 농촌체험에서 연간 2억 원의 소득을 추가로 올리는 것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축산과학원 정석근 연구관은 “친환경 유제품들은 건강과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21세기 소비자의 기호에 잘 맞아서 전망이 밝다”라며, “농가에서 생산한 우유로 유제품을 생산하고 체험과 연계할 경우 정부에서 지향하고 있는 농산업의 6차 산업화에 매우 적합하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까지’보다 ‘이제부터’ 할 일이 많은 사업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 한국인 입맛에 맞춰라

국내 유제품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과 추이를 같이해 수입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산 유제품이 수입제품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연령별 맞춤형 유제품 개발, 개발한국인의 기호에 맞는 로컬 푸드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마케팅 전략 등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본 연구사업을 통해 농가와 함께 지역향토특산물을 활용해 한국인 입맛에 맞는 유제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았고, 동시에 새로운 기능성 유산균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접목연구를 통해 과거 우유 생산 위주였던 1차 산업에서 제품 가공의 2차 산업과 체험산업 관광의 3차 산업까지 겸하는 기술 확보로 낙농산업의 활성화와 6차 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이런 노력이 농가 소득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목장에서 고정고객을 통한 홍보,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온라인 홍보 등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동시에 정부기관의 유제품 판매 및 마케팅 지원도 필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의 정석근 연구관은 “자연 치즈의 다양화와 소비확대를 위해 한국인의 기호에 맞는 지역특산 유제품을 개발ㆍ보급해 나갈 계획이며 우리나라 낙농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발효유제품을 만드는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목장형 유제품 상품화 수익모델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축산과학원 정석근 연구관(031-290-1687)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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