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부채 증가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공사 등 12개 공기업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하루에 214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국책사업과 공공요금 동결 등 여파로 이들 공기업의 장단기 차입금(금융성 부채)이 같은 기간에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LH의 차입금은 100조원에 육박했다.
기획재정부가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이낙연 의원에 제출한 12개 부채 상위기관의 재무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들 12개 공기업의 지난해말 부채 총액은 412조3천418억원이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의 206조7천550억원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로 전체 공공기관 부채인 493조4천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LH의 부채가 138조1천221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국전력[015760]이 95조886억원, 예금보험공사가 45조8천855억원으로 각각 뒤를 이었다.
기재부는 LH, 한국전력, 석유공사, 가스공사, 대한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철도공사, 예금보험공사, 한국장학재단, 철도시설공단 등 12개 공기업을 최근 5년간 부채 급증 기업으로 선정해 증가 규모와 내용을 사업·성질별로 분석해 내달 중순께 발표할 계획이다.
이들 12개 공기업은 2011년 12조7천620억원, 2012년 8조2천986억원의 적자를 기록, 2년간 적자만 21조원을 넘는다.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금융성 부채인 장기(1년 이상)·단기(1년 미만) 차입금도 배증했다. 12개 공기업의 장단기 부채는 2008년말 158조5천839억원에서 2012년말에는 305조1천956억원까지 급증했다.
차입금은 LH가 96조2천85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하고 한국전력과 예금보험공사도 54조2천266억원과 45조4천753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금융부채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이자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2개 공기업이 5년간 지출한 이자비용만 28조9천482억원에 달한다.
2008년 3조7천331억원이던 12개 공기업의 이자비용은 2009년 4조7천367억원, 2010년 6조818억원, 2011년 6조5천875억원, 지난해 7조8천9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이자비용을 하루 단위로 환산하면 214억원이다.
한국전력의 경우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금액만 2조3천443억원이다. 금융성 부채에 대한 이자로 매일 64억2천만원을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도로공사와 가스공사, LH, 예금보험공사도 하루에 27억9천만원, 23억5천만원, 19억5천만원, 16억9천만원씩의 이자 비용을 내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정부가 보증한다는 이유로 낮은 금리로 사실상 무한정 자금을 조달하는 공기업들이 그만큼의 감시·감독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공공기관의 적자는 결국 국민의 혈세로 보전해야 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