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몸집 줄이기 경쟁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타이젠, 파이어폭스 등의 스마트폰 OS들이 저사양 버전을 경쟁적으로 개발·출시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가격이 저렴한 저사양 스마트폰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이 시장을 함께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OS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TV, 웨어러블기기 등에 빠르게 적용되며 저사양 OS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불을 댕긴 곳은 구글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4.4 버전인 ‘킷캣(KitKat)’을 출시, 512MB의 램을 가진 단말에서도 설치가능하도록 몸집을 줄였다.
구글의 이같은 선택은 노키아의 루미아(Lumia520) 같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 인도,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신흥국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중저가폰 소비량이 급증함에 따라 다른 OS들도 이에 맞춰 덩치 줄이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9개회사가 연합한 ‘타이젠연합’ 이 내년에 출시할 타이젠3.0 역시 사양을 줄인 ‘타이젠 라이트’도 함께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미고 운영체제와 노키아의 심비안 운영체제 전문 블로그 미디어인 더 핸드핼드블로그는 “고사양 기기용으로 개발된 타이젠 3.0은 보급형 기기도 함께 지원할 수 있는 라이트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타이젠 라이트는 320x480 해상도 디스플레이에, 512MB 롬(ROM), 256MB 램(RAM)의 저사양 단말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기존 타이젠3.0을 적용할 수 있는 최소 하드웨어 스펙이 512MB 램, 1GB 롬, 1280x720 해상도 디스플레이임을 감안하면 사양을 절반이상 줄인 셈이다.
이는 안드로이드 킷캣 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초경량 OS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폰 OS의 저사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OS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가전, TV, 스마트카, 사무용기기, 더 나아가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어서다.
이러한 기기들은 제품 본연의 기능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부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 하드웨어가 고사양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사양이 높아지면 기기를 다루기 어려워 질 수 있고 가격도 비싸져 구매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가벼운 OS는 필수적이다.
실제로 12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진행된 ‘타이젠 서밋 코리아 2013’에서는 타이젠 기반의 자동차 네비게이션, 다양한 게임 앱, 카메라 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인텔은 역시 최근 소형 저전력 칩 ‘쿼크’를 공개했을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전단부서를 신설하는 등 스마트단말 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사양 OS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애플의 iOS, 구글 안드로이드 역시 더욱 가벼워진 OS를 경쟁적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