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왕’ 김민정 “영수와 희주처럼 알콩달콩 연애하고 싶어요” [스타인터뷰]

입력 2013-10-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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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밤의 여왕'에서 희주역을 맡은 배우 김민정이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르꼬숑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 노시훈 기자 nsh@)

배우 김민정(31)이 데뷔 24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밤의 여왕’에서 A급 현모양처 희주 역을 맡아 극과 극을 오가는 팔색조 연기를 선보였다. 김민정의 실감나는 부부연기와 발군의 춤 실력, 매력적인 액션 연기는 ‘왜 그간 로맨틱 코미디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22일 서울 삼청동 르꼬숑 카페에서 인터뷰에 나선 김민정은 빡빡한 홍보일정에 감기까지 걸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표정만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만족스러워요. 영화에 대한 좋은 평이 많기도 하고요. 극중 욕도 하고, 춤도 추는 등 정말 많은 부분들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제가 노력한 부분이 잘 부각되어서 만족스러워요.”

7살이었던 지난 1989년 MBC 드라마 ‘베스트극장’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김민정은 벌써 24년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밤의 여왕’은 그런 김민정에게 첫 로맨틱 코미디 데뷔작이지만 영화 속 그의 모습은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활기차다.

“저도 로맨틱 코미디 잘할 수 있어요(웃음). 그 어느 때보다 신나게 연기했어요. 영수(천정명)와 희주의 신혼생활 같은 경우 극적으로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가장 김민정의 실제 성격에 근접했어요. 원래 알콩달콩 연애하는 것을 좋아해요.”

‘밤의 여왕’의 하이라이트는 김민정의 고난도 춤 솜씨이다. 화끈한 춤 실력을 보여준 김민정에게 ‘밤의 여왕’이란 타이틀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동시에 그는 시원한 욕과 거침없는 액션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춤은 준비기간이 부족했어요. ‘밤의 여왕’ 출연을 결정하고 촬영날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있었어요. 그 기간 연습을 했지만 턱 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연습도 같이 했어요. 춤 출 때는 다치지 않기 위해 압박붕대를 했고, 실제 가수들이 무대에서 사용하는 미끄러지지 않는 밑창도 준비했죠.”

▲'밤의 여왕' 김민정(사진 = 노시훈 기자 nsh@)

김민정의 노력이 물씬 묻어난 극중 희주의 화려한(?) 과거는 ‘흑역사’로 표현된다.

“저는 희주가 이해됐어요. 영화 속에서는 희주가 과거 방황을 한 후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왔는지 삭제돼 있지만, 관객들이 희주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과거 방황했던 사람이 마음을 잡고 열심히 살 수도 있고, 과거에 조신했던 사람이 늦바람이 날 수도 있으니까요.”

‘밤의 여왕’에서 영수 역의 천정명은 끊임없이 아내 김민정을 의심한다.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에 따라 변화하는 감정을 따라 관객의 몰입도를 이끈다. 천정명과 김민정은 드라마 ‘패션 70s’ 이후 8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영화 개봉 후 두 사람 사이에 열애설이 불거질 만큼 부부연기는 사실적이었다.

“잘 어울린다는 주변 반응이 많았어요. 제가 잘 리드했어요(웃음).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야 했죠. 부부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색하거나 거짓말처럼 보이는 건 정말 싫었어요. 실제 같지 않으면 보시는 관객도 감정이입이 안 되잖아요. 생각해보면 저희 관계는 적절했던 것 같아요. (두 사람 사이가) 너무 친하거나, 너무 어색하면 영화가 산으로 가겠죠?”

김민정의 나이도 이제 만으로 31살이다. 7살의 앳된 아역배우는 어느새 관록의 여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30대 여배우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30대 여배우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작품이 상대적으로 많이 없다는 거예요. ‘밤의 여왕’이 잘 되면 여배우가 잘 할 수 있는 영화가 더 많이 나오겠죠. 오히려 30대에는 더 많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축복과 같은 일이죠.”

김민정은 요즘 부쩍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다. 이에 대해 그녀는 “‘밤의 여왕’ 희주와 영수처럼 알콩달콩 연애하고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있나 봐요. 주변에서 결혼은 나를 많이 희생하고 버려야 한다고 하는데 같이 사는 그 공간만큼은 아늑하고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결혼은 제 2의 인생이 시작되는 거잖아요. 결혼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할 부분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 내가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밤의 여왕' 김민정(사진 = 노시훈 기자 nsh@)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일에 있어서는 똑 부러지지만 나머지는 허당이에요. 인간 김민정은 많이 부족해요”라며 희주와 정반대되는 성격을 전한 김민정은 그만큼 배우 한 길만을 걸어왔다. 수십 편의 작품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그녀에게도 ‘밤의 여왕’은 시간이 갈수록 욕심이 생기는 작품이다.

“저는 원래 흥행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래야 작품이 잘 되면 거들먹거리지 않고 잘 안됐을 때도 의기소침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이번에도 욕심이 없었는데 정말 최선을 다해서 찍었고,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니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감독님께서 김민정이란 배우에게 ‘밤의 여왕’이란 꼬리표가 오래 따라다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해줬는데 그 말이 정말 기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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