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사과? 태도 ‘왔다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인 재국 씨가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역외탈세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답했다. 전 씨는 이 과정에서 역외탈세 의혹에 대한 해명 외에 눈길을 끄는 답변도 내놨다.
전 씨는 우선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역외탈세 의혹을 둘러싼 사과 문제에 대해선 다소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계좌를 운용한 데 대해 대통령의 아들인 공인의 입장에서 국민께 어떻게 말하겠느냐”는 민주당 조정식 의원의 질의엔 유감을 표했다.
그는 “애당초 미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남겨둔 돈에 대해 9·11 테러 이후 미국 은행으로부터 계좌를 옮겨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아랍은행을 소개 받았다. 아랍은행 관련자들의 말을 듣고 법인을 만든 것이 조세회피처에 설립된 것 같다”면서 “당시 더 깊이 생각해서 예금을 했어야 했는데 송구스럽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뒤이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 법인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유학 후 남은 자금이라는) 100만불 가까운 거액을 갖고 있던 점이 적절하다고 보나”라는 정의당 박원석 의원의 질의에 “그 점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박 의원의 추궁에도 굳은 표정으로 “잘 모르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전 씨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가 이뤄진 2004년에야 미국에서 계좌를 옮긴 데 대해선 “2002년에 미국 정부로부터 통보를 받았지만 제가 바빴고, 은행일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서 공교롭게 그렇게 됐다”고 했다.
한편 그는 현재 재산 규모를 묻는 민주당 설훈 의원의 질문에 “잘 계산해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는 대략적인 규모를 알려달라는 요구에도 잠시 생각한 뒤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고만 했다.
그는 설 의원이 질의 말미에 문득 “(광주) 망월동에 다녀온 적 있는가”라고 묻자 “아직 다녀온 적이 없다”고 답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으로 감옥생활을 했던 설 의원이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라고 거듭 묻자 전 씨는 “다녀오려고 생각하고 있다. 하여튼 그 문제는 여기서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