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디자인을 입다]멋진 굴삭기·잘빠진 가습기… 이렇게 예쁠 수가

입력 2013-10-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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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굴삭기 ‘CX’ 삼성 ‘디지털 X-레이’LG하우시스 ‘플랫 윈도’

디자인 감성을 입힌 굴삭기, 인도의 지역적 특징을 반영한 세탁기, 화산 모양을 본 뜬 가습기.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들이 산업계를 휩쓸고 있다. 편리한 기능과 모양은 물론 상식을 뛰어넘는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제품들이 소비자의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고 있는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CX’

◇투박함에 디자인만 입혀도 성공 = 감성 디자인은 투박하게만 여겨졌던 중장비업체, 건자재업체, 의료기기업체들에까지도 하나의 이슈가 되고 있다. 산업디자인의 새로운 영역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투박하고 둔해 보이는 굴삭기 이미지를 깨고 ‘디자인이 결합되면 중장비 기계도 감성제품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는 ‘에코 트랜스포머’를 표방하는 미래형 굴삭기 ‘CX’를 2018년 시판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디자인뿐 아니라 기계 성능을 한 단계 높여 극한 환경에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두산인프라코어는 ‘Build DOOSAN Icon’이라는 디자인 슬로건을 내걸고 제품에 디자인을 결합, 제품 가치와 브랜드를 높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창을 닫았을 때 슬라이딩 창과 고정 창이 하나의 평면으로 구현돼 최적의 전경을 제공하는 ‘플랫 윈도’, 기존 인조대리석에서 구현할 수 없던 이색 디자인의 하이막스 ‘아트팝‘, 실내 공기의 질을 개선하는 조습벽재 ‘숨타일’ 등 제품 디자인, 혁신성, 사용편리성, 소재 적합성 등을 모두 고려한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2년간의 개발을 통해 감성 디자인을 입힌 디지털 X-레이 3종을 지난해 선보였다. 디지털 X-레이 ‘XEGO-GU60’ 모델은 사용자와 환자에게 기기 작동상태나 촬영 과정 등의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컬러 표시 시스템을 적용했다. ‘XGEO-GC80’ 모델은 촬영 후 별도의 인화 과정없이 바로 촬영 결과를 표시해 검사 시간을 단축했으며 ‘XGEO GR40’는 아날로그 엑스레이를 업그레이드해 디지털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군대에서조차 디자인으로 전투력을 높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지난 6월 ‘국방분야 디자인기술로드맵 개발 세미나’를 열고 디자인을 군대에 적용해 국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군수품의 경우 수통, 방독면 등의 디자인개선 방향을 제시해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용자(장병) 중심으로 기획했다.

▲삼성전자 ‘이조식 세탁기’

◇국내기업, 세계 디자인 어워드서 ‘싹쓸이’= 앞서 소개한 3개 업체 제품들은 감성 디자인이 적용된 점 외에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세계 유수 디자인상을 휩쓴 화려한 경력이다.

LG하우시스는 앞서 소개한 3가지 제품 모두 ‘2013년 iF 디자인 어워드’ 제품 부문에서 모두 본상을 수상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는 세계 최대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닷’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으며 삼성전자는 ‘IDEA 2012’ 의료기기 부문에서 X-레이 기기(XEGO-GU60, XGEO-GC80)가 금상을 받았다.

한국 제품들이 iF 디자인어워드, IDEA, 레드닷 등 세계 유수 산업디자인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디자인 차별화를 뽐내자, 해외 기업들도 이제 한국 제품의 디자인을 벤치마킹하는 추세다.

올 들어서도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수상작들을 쏟아냈다. 2013 iF 디자인어워드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상을 휩쓸었다.

삼성전자는 금상 2개를 포함해 전 부문에 걸쳐 총 39개의 상을 받았다. 부문별로는 인도 등 서남아시아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만든 서남아향 이조식 세탁기와 이용자가 쉽게 제품을 조작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프린터(CLP-415)·복합기(CLX-4195)가 각각 금상을 수상했다.

한국타이어가 신시내티 대학과 콜라보레이션으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타이어 이멤브레인은 콘셉트 부문을 수상했다. 이멤브레인은 퍼포먼스 드라이빙과 도심지 드라이빙 두 가지 용도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만능 타이어로 상황에 따라 타이어 내부의 구조물을 변형해 타이어 프로파일을 바꿀 수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화장품 업계 최초로 패키지 부문에서 최고상인 골드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인 ‘프렌즈 핸드크림’은 귀여운 4마리 다람쥐를 콘셉트로 캐릭터별 스토리를 제품명부터 용기 디자인까지 담았다. 웅진식품도 콩즙 음료 ‘대단한 콩’을 통해 올록볼록한 콩깍지 형태를 시각화한 용기에 단순하고 깔끔한 타이포그래피를 적용해 제품 특징을 표현한 점이 높이 평가돼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iF 외에도 나머지 3대 세계 디자인 상인 레드닷, IDEA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3 레드닷 디자인상’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분야에서 비전홀이 이벤트 디자인 부문 본상을 받는 등 총 4개 부문에서 5개 작품이 수상했다.

코웨이는 미국 국제 디자인 공모전 ‘IDEA 2013’에서 은상 1개, 동상 2개를 포함해 총 9개 제품이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은상을 받은 ‘화산 스토리 가습기’는 전세계의 유명 화산들을 디자인 모티브로 한 제품으로 동그란 도넛 형태로 수증기를 내뿜을 수 있도록 디자인돼 독특한 아이디어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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