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사는데…기관투자자 12년만에 최장 순매도

입력 2013-10-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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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30일째 '바이 코리아'를 이어간 가운데 기관 투자자가 21일 연속 주식을 팔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21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았다.

기관의 순매도 기간은 투자 주체별 매매 추이가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9월 이후 가장 길다.

이 기간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총 5조4천313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 8조7천65억원 가운데 62.4%를 받은 셈이다.

기관 순매도가 이어지는 것은 펀드 환매 물량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등이 포함된 투신은 지난 21일 동안 주식 3조4천4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체 기관 순매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액수다.

같은 기간 은행도 1조3천919억원어치를 팔았고 금융투자(-5천714억원), 사모펀드(-4천906억원), 기타법인(-3천922억원) 순서로 매도 규모가 컸다.

연기금만 1조479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매수세로 코스피가 상승세를 탔지만 펀드 환매 물량이 꾸준히 늘어난 탓에 지수는 한 달 가까이 2,0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7일을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25일 연속으로 돈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 총 순유출 규모는 3조7천525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대규모 펀드 환매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 한 쪽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외국인과 기관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코스피는 계속해서 2,000선에서 횡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간 기관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8천869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POSCO[005490]도 7천596억원어치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6천219억원), LG디스플레이(4천93억원), NAVER(3천360억원) 등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은 IT주를 집중 매도했다.

주식을 팔아치우는 와중에도 기관은 삼성물산(1천951억원), NHN엔터테인먼트1천405억원), 롯데케미칼(1천12억원), 현대제철(1천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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