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담배녀 사건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는 지난달 27일 성폭력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피해자 중심주의를 폐기하는 내용을 담은 ‘반성폭력학생회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회칙 개정은 지난 2011년 3월 있었던 이른바 ‘서울대 담배녀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남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A(22)씨는 줄담배를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요청서를 학생회측에 투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요청서에는 A씨가 남자친구 B(22)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과정에서 “B씨가 줄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하는 바람에 여성인 자신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발언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당시 사회대 학생회장이었던 유시민 전 장관의 딸 유수진 씨는 해당 사건을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해 반려했고, A양은 유 씨를 ‘성폭력 2차 가해자’라고 비난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유 씨는 학생회 홈페이지에 정신적으로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며 학생회장직을 사퇴했다.
이후 서울대 담배녀 사건은 성폭력의 범위를 어디까지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사회대 학생회는 11년 만에 개정안을 발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개정된 회칙에는 ‘성폭력은 폭력 가운데서 성적 언동을 통해 발생한 폭력을 말하며, 이는 단순히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이나 성별·권력관계에 기반을 둔 행동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명확화 했다.
성폭력을 ‘성적이거나 성차에 기반을 둔 행위’라고 규정한 기존 회칙과 다른 내용이다. 이는 성폭력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며“담배 피우는 것까지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는 학내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학생회측은 또 피해자 주관에 따라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판단에 따라 ‘피해자 중심주의’도 사실상 폐기했다. 즉 누군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렇지 않다면 성폭력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한편 서울대 담배녀 사건과 관련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딸 유수진씨가 성폭력 2차 가해자로 지목됐던 사실이 다시 알려져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