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플라스틱 화폐' 추진
300년 이상 이어져 온 종이화폐의 시대가 끝나는 걸까.
영국 중앙은행(BOE)이 종이 화폐 대신에 플라스틱 화폐를 발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10일(현지시간) 오는 2016년에 5파운드짜리, 2017년에 10파운드짜리 플라스틱 화폐를 발행하는 계획에 대해 여론 수렴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들 화폐는 일종의 플라스틱인 폴리머를 소재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폴리머 화폐는 지폐에 비해 수명이 길고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도 잘 견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앙은행 측은 폴리머 화폐의 수명이 종이 화폐보다 훨씬 길어서 폴리머 화폐를 발행하면 10년간 화폐 인쇄 비용을 1억 파운드가량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폴리머 화폐는 초기 발행 비용이 지폐보다 50% 이상 비싸다.
현재 폴리머 화폐는 1988년 호주가 최초로 도입한 이후 캐나다, 루마니아, 베트남,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5파운드와 10파운드 플라스틱 화폐가 정착되면 나머지 20파운드와 50파운드 화폐도 플라스틱 화폐로 교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은 화폐의 등장인물도 교체할 예정이다. 영국은 역사적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화폐의 등장인물을 교체해 왔다.
5파운드짜리 새 플라스틱 화폐의 인물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영국과 연합군의 승리로 이끌었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가, 10파운드짜리 플라스틱 화폐의 인물로는 소설 '오만과 편견'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제인 오스틴이 각각 선정됐다.
현재 5파운드 지폐에는 19세기 여성 사회개혁가인 엘리자베스 프라이가, 10파운드 지폐에는 진화론 창시자인 찰스 다윈의 얼굴이 각각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