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손현주ㆍ연기자 손현주, 최고! 왜?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9-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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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울 따름입니다. 저는 한 게 없고 감독과 전미선, 문정희씨 등이 너무 잘했어요.”첫 영화 주연을 맡아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개봉 4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역은 늘 그렇듯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손현주(48)다. 그가 제작비 25억원 영화‘숨바꼭질’주연을 맡아 500만을 돌파하며 대성공을 이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SBS 드라마‘황금의 제국’에서는 개연성과 리얼리티를 높여 악역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올해 695만 관객을 동원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주연을 능가한 조연의 존재감으로 흥행의 일등공신이 됐다.

TV와 영화에서 손현주의 화려한 성공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손현주의 성공시대의 원동력은 하나의 연기대상 심사장 풍경에서 찾을 수 있다.

심사 결과는 놀라웠다. 2012년 한해 동안 KBS, MBC,SBS 등 방송 3사와 케이블, 종편에서 방송한 드라마에 출연한 연기자를 대상으로 9명의 심사위원이 대상 수상자 1명을 꼽아 최다득표자가 연기 대상을 받는 심사방식이었다. 수천명의 연기자가 모두 대상 후보인 셈이다. 그런데 9명의 심사위원이 똑같이 대상 선정자로 같은 연기자를 꼽았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바로 지난해 12월8일 열린‘제1회 K-드라마 스타 어워즈’대상을 수상한‘추적자’의 손현주다. 연기력만으로 평가하는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손현주의 연기력을 전문가가 진정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손현주는 인기면에서 압도적이었던‘신사의 품격’장동건을 제치고 2012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방송사 연기대상 시상식에 대해 논란과 이의를 제기했던 시청자들도 손현주의 대상 수상에 “정말 수상할 사람이 상을 받았다”는 한결같은 반응을 보였다. 시청자와 관객 역시 손현주 하면 ‘연기력’을 떠올릴 만큼 그의 연기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손현주는 그런 사람이다. 연기 하나로 감동의 울림을 주는 연기자인 것이다.

“저는 딱히 잘난 것도, 잘하는 것도 없어요. 노력할 뿐이지요. 많이 보고 많이 연습하고 노력해요. 연기라는 게 결국 진정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시청자와 관객들은 연기자의 거짓과 진실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명력 없는 연기, 진정성 없는 연기 다 파악하지요. 그래서 저 자신에게 말합니다. 항상‘목숨 걸고 연기하자’고요.” 손현주의 연기력의 너무나 평범하지만 엄청난 힘을 갖는 비결이다.

손현주는 철저한 공부와 연구 그리고 연습과 노력으로 빚어낸 상상력을 캐릭터와 연기에 부여해 생명력 있는 캐릭터와 진정성 있는 연기를 관객과 시청자에게 선사하고 있다. 손현주는 두 가지를 못한다고 말한다. 카드와 골프다. “카드와 골프는 시간과 돈이 필요한데 연기도 해야하고 가족과 함께 해야 해서 카드와 골프는 안한다. 연기할 때 시간을 쏟아 노력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간다.” 왜 그의 연기가 빛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가 1991년 KBS 공채탤런트로 TV에 모습을 드러낸 손현주는 단역에서부터 조연, 주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 48세의 연기 22년차 연기자다. 그는 동기인 이병헌 처럼 화려한 스타는 아니었고 대중의 화려한 환호는 쏟아지지 않았지만 뛰어난 연기력으로 ‘첫사랑’‘장밋빛 인생’‘솔약국집 아들들’‘추적자’수많은 드라마와 ‘은밀하게 위대하게’‘숨바꼭질’ 등 수편의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최고의 연기자가 됐다.

KBS, MBC, SBS 방송 3사 수많은 연출자들은 한결 같이 손현주에 대해 “어떠한 캐릭터가 주어져도 시청자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연기자가 손현주다”라고 말할 뿐 아니라 시대극, 사극에서부터 현대극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홈드라마에서 스릴러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몇 안 되는 연기자 중 한사람으로 꼽는다.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최고의 배우이지만 그는 단 한번도 자신이 최고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겸손과 남에 대한 배려가 체화됐기 때문이다. 그런 손현주이기에 단 한번이라도 만나본 사람은 그의 사람됨에 매료된다. ‘K-드라마 스타 어워즈’시상식장에서 만난 손현주는“이 상(연기대상)을 박근형 선생님께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연기 잘하는 선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제대로 평가 받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과 “세상에 이런 일이 있군요. 각자 맡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개미들과 이 수상의 영광을 같이 하겠습니다”라는 SBS 연기대상 수상소감은 손현주의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해준다. 만나면 늘 건네는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하자”는 그의 말에서 느껴지는 겸손함과 소탈함이 그리고 몸에 배어 있는 진지함이 그의 일상의 삶속에도 항상 들어난다. 그래서 사비를 털어 장애인 합창단을 이끌고 출연 기회가 없어 힘들어하는 중견, 원로배우들에게 따뜻한 식사대접을 하는 것이 그의 일상의 모습이 됐다. “연예인이라고 특별할 것 있나요. 연예인도 사람인걸요. 방송계나 연예계나 사람 사는 동네여서 정주며 사는 것이 참 좋아요.”이런 손현주를 보면서 대중은 스타에 환호하는 것보다 더 뜨거운 애정을 보내는 것이다.

요즘 최고의 배우로 각광받는 손현주에게 맡고 싶은 캐릭터나 작품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 건 없다. 처음부터 없었고 지금도 없고 계속 없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하고 싶어서 되는 거 아니고 사람은 때가 있는 것이고 준비하고 때를 기다리면 된다.” 손현주 다운 대답이다. 그는 말했다. “수많은 후배들이 저를 보고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전화와 문자를 받고 ‘더 열심히 해야 겠구나’라고 다짐했어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저는 가진 게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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